박찬호-김병현 맞대결 무산…아! 야속한 비

입력 2012-07-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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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왼쪽)-김병현. 스포츠동아DB

2년전 류현진-김광현 대결도 불발
빅매치 때만 되면 심술부리는 하늘


비가 야속하다.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빅매치를 두 번이나 앗아갔다.

5일 목동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화-넥센전이 비로 취소됐다. 한화 박찬호(39)와 넥센 김병현(33)의 선발 맞대결이 무산됐다는 의미다. 코리안 메이저리거의 선구자 격인 두 투수의 국내 첫 매치. 당연히 야구계의 눈과 귀가 쏠렸다. 그러나 비는 예보대로 오전부터 계속 내렸고, 결국 오후 3시30분 취소가 결정됐다.

김병현은 오후 4시쯤 비 내리는 목동구장에 도착했다. 이미 한화 선수단은 대전으로 내려가고 없는 상황. 그는 “휴대전화가 고장 나 경기가 취소됐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지 못했다”며 “(박)찬호 형과의 대결이 무산돼 아쉬울 건 없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나 ‘팬들이 기대를 많이 했다’는 취재진의 말에 “그럼 언제 한번 날 잡아서 큰 구장에서 하자”는 농담을 던졌다. 넥센 김시진 감독도 “김병현이 박찬호를 이긴다고 해서 2승을 주는 게 아니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는다. 하늘이 안 된다고 하는 건 어쩔 수 없다”며 웃어 버렸다.

물론 팬들 입장에선 야속하기 짝이 없다. 이미 또 다른 빅매치가 비로 무산된 적이 있어서다. 2010년 5월 23일 대전 SK-한화전. ‘괴물 좌완’ 류현진(한화)과 김광현(SK)이 선발로 나설 예정이었다. 두 국가대표 원투펀치의 데뷔 첫 대결은 그러나 경기 시작 1분 전인 오후 4시59분 허망하게 취소됐다. 전날의 우천 취소로 김광현의 로테이션이 밀리면서 어렵게 성사된 맞대결이었기에 허무함도 두 배. 당시 두 투수는 악수를 나누며 “다음에 꼭 좋은 경기를 하자”고 다짐했지만, 이후 다시는 기회가 돌아오지 않았다. 박찬호와 김병현의 ‘비기스트(Biggest) 매치’는 과연 언제 성사될 수 있을까.

목동|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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