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붕 데이’가 예상됐던 하루. 하지만 한국 올림픽 대표팀은 세계의 강호들을 잇따라 물리치며 밤잠을 설쳐가며 경기를 시청한 국민에게 큰 기쁨을 선사했다.
한국은 7일 밤과 8일 새벽(이하 한국시각) 4가지의 주요 경기를 앞두고 있었다. 가장 관심을 많이 받은 남자 축구 브라질과의 준결승전, 여자 배구 이탈리아와의 8강전, 여자 핸드볼 러시아와의 8강전, 남자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6kg이하 급의 김현우.
하지만 전망은 어두웠다. 실제로 패한 축구는 세계 최강 브라질을 상대해야 했고, 여자 배구의 이탈리아는 최근 상대 전적이 매우 좋지 못했다.
또한 여자 핸드볼의 러시아는 세계 2위의 강호였으며, 레슬링의 김현우는 당초 금메달을 기대하지 않았던 선수.
하지만 한국은 축구를 제외한 나머지 종목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승리를 거둔 세 종목 중 가장 먼저 열린 여자 핸드볼 러시아와의 8강전에서는 경기 내내 엎치락뒤치락하는 접전을 펼친 끝에 24-23으로 간신히 승리했다.
권한나가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많은 6점을 넣으며 승리의 1등 공신이 됐고 우선희와 유은희 역시 나란히 5득점하며 활약했다.
이어 열린 남자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6kg이하 급의 김현우는 결승전에서 헝가리의 마타스 로렌츠를 세트 스코어 2-0으로 꺾고 한국 레슬링에 8년 만의 올림픽 금메달을 안겼다.
효자 종목 중 하나였던 레슬링은 지난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정지현이 금메달을 획득 한 후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노골드에 그친 바 있다.
김현우는 언제든 메달권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는 선수였지만 확실한 금메달 후보가 아니었기에 밤잠을 설치며 올림픽을 시청하는 국내 팬을 놀라게 하는 한편 엔돌핀 역할을 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마지막으로 열린 여자 배구는 한마디로 김연경의 독무대였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 김연경을 앞세운 한국은 강호 이탈리아를 세트스코어 3-1로 꺾고 지난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이후 36년 만에 이 종목 준결승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동아닷컴 조성운 기자 madduxl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