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조동건 골!골!…아빠는 용감했다

입력 2012-10-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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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건. 스포츠동아DB

부상·재활 딛고 경남전서 머리로 2골
10월 태어난 아들·아내 위한 세리머니
새 팀 수원의 뉴킬러로 강렬한 눈도장


침묵은 정말 길었다. 공격력 보강을 위해 영입된 스트라이커였지만 실력 발휘를 못했다. 불의의 쇄골 부상으로 재활만 3개월이었다. 그라운드보다 병원에서의 시간이 훨씬 길게 느껴졌다. 마음고생도 심했다. 수원 삼성의 골게터 조동건(26)에게 올 시즌은 거의 악몽에 가까웠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마수걸이 골을 가동했다. 2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경남FC의 K리그 36라운드. 수원은 이날 2골을 몰아친 조동건의 활약 속에 2-1로 이겼다. 19승(8무9패)째를 올린 수원은 승점 65로 2위 전북 현대(승점 72)와 격차를 좁혔다.


○아빠의 힘으로

킥오프를 앞두고 전달된 수원의 출전 명단은 평소와 크게 달랐다. 용병 듀오 라돈치치와 스테보는 교체멤버였고, 이 자리를 조동건이 채웠다. 수원 윤성효 감독은 “현 상태에, 최상의 전력을 꾸려야 했다. 지금까지 (조)동건이가 득점은 하지 못했지만 몸이 많이 올라왔다. 밸런스도 좋아졌다. (공격수로서) 감각도 충분히 살아있다”고 했다.

허언이 아니었다. 조동건은 전반 3분과 7분 연속 헤딩골을 성공시켰다. 모두 양상민의 발 끝에서 배달됐다. 골 세리머니가 독특했다. 첫 골 이후에는 엄지를 입에 넣었고, 두 번째 골 맛을 봤을 때는 두 팔을 쭉 펴고 좌우로 흔드는 아기를 달래는 모션을 취했다. 조동건은 열흘 전(10월14일) 득남했다.

감격이 클 수밖에 없었다. 이전까지 기록은 초라했다. 파괴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전격 영입된 조동건은 13경기에서 2도움을 올렸을 뿐이었다. 그나마도 3월17일 강원전(3-0 수원 승)에서 연속 어시스트를 하고 멈췄다. 4월11일 포항전(2-0 수원 승)에서 쇄골이 골절됐다. 단순 타박으로 여겼는데, 의료진은 기약 없는 재활을 통보했다.

새로운 팀에서 새 출발을 하며 기대가 컸던 만큼 실의도 컸던 조동건을 지켜준 건 가족이었다. 작년 12월 그와 결혼한 탤런트 출신 동갑내기 부인 한송이 씨는 항상 남편 곁을 떠나지 않았다. 임신하고 몸이 무거웠음에도 병원을 오가며 남편의 약을 챙겼고, 입덧 중에도 투정 한 번 부리지 않았다. 오히려 남편은 이 모습이 미안했다. 부상에서 회복돼 7월부터 필드를 밟은 조동건은 “10월 태어날 아기를 위해 모든 걸 쏟겠다”고 했고, 결국 진가를 발휘했다. 목표는 14골. 스플릿라운드 경기 수와 동일한 수치다. 못할 것도 없다. ‘수원맨’ 조동건의 진짜 시즌은 지금부터다.

수원|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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