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로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는 울산 김호곤 감독이 AFC 챔피언 등극을 통해 ‘유종의 미’를 거둘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울산 10일 ACL결승…목표는 유종의 미
아테네올림픽 이후 지도자인생 빅 찬스
고마운 가족들에게도 행복한 추억 선물
알 아흘리 경기영상 확보…필승전략 구상
“축구 인생에서 정말 멋진 장면 하나 만들고 싶죠.”
울산 현대 김호곤(61) 감독의 말이다. 여기에는 ‘정리’ 그리고 ‘유종의 미’라는 뉘앙스가 분명히 담겨 있었다. 김 감독은 분요드코르(우즈베키스탄)와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을 승리로 이끌면서 대회 결승 진출을 확정한 다음 날(1일) 울산 동구 클럽하우스에서 취재진과 마주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좋은 추억을 위해 (우승을) 꼭 이뤄내고 싶다. 구단과 계약기간은 올해로 만료되는 게 맞다”고 밝혔다. 2008년 12월 울산 사령탑에 부임해 2010년 계약을 2년 연장해 지금까지 팀을 이끈 김 감독은 아직 울산과 재계약 협상을 하지 않았다. 울산 구단은 전임 감독과 대개 1년 단위 계약 연장을 해왔지만 김 감독과는 이례적으로 다년(2년) 계약을 추가했고, 만료 시점이 다가왔다.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
“그런 (지휘봉을 내려놓는다는) 얘기는 다음에 하자”며 명쾌하게 속내를 전하지 않은 김 감독이지만 가장 명예로운 순간, 가장 당당한 모습으로 떠나겠다는 결심은 오래 전부터 해왔다. 늘 곁에서 힘이 돼 온 그의 가족들도 ‘박수칠 때 떠나는’ 남편, 아빠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역 시절부터 40여년 가까이 선수, 지도자, 행정가 등으로 쉼 없이 달려오느라 제대로 가장 역할을 못했다는 김 감독의 가족에 대한 애틋함도 ‘아름다운 마무리’를 생각하게 된 계기였다. 최근 사석에서 만났을 때 김 감독은 “그렇게 (계속 울산을 이끄는 것도) 생각할 수 있지만 좋은 끝도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팀으로도, 본인에게도 쉽게 얻기 어려운 아시아 클럽 정상의 기회를 목전에 둔 올해가 바로 박수 받으며 현장을 떠날 ‘적기’로 봤을 공산이 크다.
김 감독도 이날 인터뷰에서 “직장 없이 딱 1년을 쉰 걸 빼면 휴식이 없었다. 올 시즌을 치르며 생각이 많았다. 앞만 보며 계속 달려왔는데 크게 한 일도 없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도 못했다. 지도자로서는 8강에 오른 2004아테네올림픽과 이번 대회가 가장 큰 무대다. 코치로 참가한 1986멕시코월드컵 최종예선 때보다 훨씬 긴장됐다. 선수들에게 긴장하지 말자고 밥 먹듯 말했는데, 정작 내가 그러지 못했다. 기분 좋은 추억, 나중에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추억을 만들자고 했다. 대표팀에서는 월드컵에 출전해야, 클럽에서는 챔피언이 돼야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팀 분위기는 아주 좋다. 그의 표현대로 ‘경기 때마다’ 달라지는 울산이다. 응집력, 단결, 조화까지 완벽에 가깝다. 챔스리그 결승 상대로 정해진 알 아흘리(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분석 작업도 이미 돌입했다. 동영상 2경기와 기타 자료들을 확보해뒀다. 김 감독의 치밀한 준비는 대회 8강과 4강 때도 빛을 냈다. A4용지 4장 분량의 핵심 요약본과 포인트별 영상 자료는 큰 힘이 됐다. 제자들은 “감독님의 열정, 노력은 정말 대단하다. 우승 트로피를 꼭 안겨드리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김 감독이 꿈꾸는 최상의 마무리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은 10일 울산에서 열린다.
울산|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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