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스포츠동아DB
스완지 창단 101년만에 메이저대회 결승에
기성용 “기분좋은 생일선물…이젠 즐기자”
기성용(24·스완지시티)이 아주 특별한 생일(1989년 1월24일)을 맞았다. 소속 팀이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리그 컵 결승 무대에 오른 것이다. 스완지시티는 24일(한국시간) 영국 웨일스 스완지의 리버티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 리그 컵(캐피털원컵) 4강 2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9일 런던 원정 1차전에서 2-0으로 완승한 스완지시티는 이로써 1, 2차전 합계 2-0으로 이겨 결승에 진출했다. 스완지시티가 메이저 대회 결승에 오른 건 1912년 창단 후 처음이다. 기성용은 2차례 4강 라운드를 모두 풀타임 소화했다.
○빅 리그 입성 첫 우승 도전
기성용은 한국 최고 미드필더로 통하지만 우승과는 크게 인연이 없었다. 2006년부터 2009년까지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FC서울에 몸담는 동안 한 번도 트로피를 품지 못했다. 2006시즌 서울이 컵 대회를 제패했을 때 기성용은 2군 신분으로 현장에 없었다. 2009년 12월부터 작년 여름까지 셀틱FC(스코틀랜드)에서 뛸 때도 상황은 비슷했다. 스코틀랜드 최고 명문 클럽이지만 정규리그 1회(2012년), FA컵 1회(2011년) 우승한 바 있다.
이제 빅 리그 진출 첫 해 우승을 꿈꾸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기성용은 맹위를 떨쳤다. 중앙 한복판에서 좌우 측면까지 깊숙이 커버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전반 37분 첼시의 라미레스의 거친 태클에 오른 발목이 꺾이며 고통스러워했지만 금세 그라운드로 들어섰다. 그의 투혼으로 스완지시티는 멋진 명승부를 펼쳐 이 대회 4회 우승을 경험한 첼시를 눌렀다. 기성용은 경기 후 SNS를 통해 “생일날, 좋은 선물 받았다. 오늘 (태클 탓에) 시즌이 끝날 뻔 했다. 정말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천만 다행이다. 이젠 즐기자”라고 전했다.
한편 스완지시티는 리그2(4부 리그) 소속으로 51년 만에 결승에 오른 브래드퍼드시티와 내달 24일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결승전을 갖는다.
남장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