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강민호는 2008베이징올림픽 결승 쿠바전에서 퇴장을 당했다. 9회 스트라이크존을 두고 강민호가 “low ball(볼이 낮은가)”이라고 물은 것을 “no ball(볼이 아니라 스트라이크다)”이라고 들은 주심이 발끈한 탓이었다. 스포츠동아DB
“구심 스트라이크존·성향 파악이 중요
투수들 빠졌지만 김치근성으로 싸울것
가장 경계할 팀은 WBC 2회 우승 일본
이번엔 꼭 일본을 꺾고 우승하고 싶다”
“짧은 시간에 구심의 성향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대표팀의 안방을 책임지는 주축 포수다운 생각이었다. 베테랑 진갑용(삼성)과 함께 포수로서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승선한 강민호(롯데)가 ‘구심 성향 파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민호는 11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대표팀 소집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이 2008년 베이징올림픽 결승에서 구심과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퇴장을 당했던 경험을 상기시키자 “따로 영어 공부는 하지 않았지만, 야구용어로는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다”며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짧은 시간에 구심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1이닝 정도만 하면 구심의 스트라이크존이나 성향을 파악할 수 있고, 그렇게 해야만 한다”며 “그렇게 된다면 우리 투수들이 충분히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번 WBC 1라운드 B조 경기가 열리는 대만은 국제대회에서 유독 텃세가 강하기로 악명 높은 곳인데다, 국내 심판들과 달리 국제대회에서 만나는 구심의 경우 개인별 성향에 따라 스트라이크존 등에서 적잖은 차이가 나는 게 사실이다. 그런 측면에서 강민호의 말처럼 배터리는 짧은 시간에 구심의 성향을 파악하고, 이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강민호는 “미디어에서 몇몇 투수들이 빠졌다고 우리 투수층이 얇아졌다고 하는데, ‘김치근성’으로 열심히 하고 오겠다”고 덧붙인 뒤 한국 공인구보다 미끄러운 편인 미국 롤링스사의 WBC 공인구에 대해서도 “(롯데의) 사이판 전지훈련 때 (정)대현 선배가 던지는 볼을 잡아보고, 송구 훈련도 했는데 앞으로 대만 전지훈련에서 충분히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이 우승을 위해 가장 경계해야 할 팀으로 일본을 꼽은 강민호는 “베이징올림픽 때 쿠바를 꺾고 금메달을 땄기 때문에, 이번에는 결승에서 일본을 만나 우승하고 싶다”는 바람도 곁들였다. 올 시즌 후 개인적으로 프리에이전트(FA)가 되는 그는 “FA는 의식하지 않고 있다”며 “내가 경기를 뛰든, 안 뛰든 국제대회에선 이기는 것이 첫 번째다. 팀이 이기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