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 눈총에도 당당한 강정호의 한마디 “제가 꼴찌에요?”

입력 2013-02-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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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 스포츠동아DB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이 공식 소집된 11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 선수단 첫 행사는 오후 1시30분부터 3층의 한 홀에서 시작된 오리엔테이션과 단체 단복 촬영이었다. 대표팀의 전지훈련지인 대만에 조기 캠프를 차린 양상문 수석 겸 투수코치와 SK 박희수를 제외한 선수단 전원이 함께 한 자리였다.

두산 노경은, 김현수 등 소속팀의 스프링캠프에서 하루 전 귀국한 일부 선수들은 10일 일찌감치 리베라호텔에 짐을 푼 가운데, 이승엽(삼성), 이대호(오릭스) 등 대부분의 선수들은 11일 낮 12시 안팎 호텔에 도착해 단복으로 갈아입고 행사를 준비했다. 그러나 모든 선수가 시간을 엄수한 것은 아니었다.

오리엔테이션이 한창이던 오후 2시10분께, 이용규(KIA)가 넥타이도 채 매지 못한 채 헐레벌떡 등장했다. “3시 소집인 줄 알고 잠 좀 자다 늦었다”며 쑥스러운 표정을 지은 이용규는 취재진에게 “입구가 어디냐?”고 묻고는 황급히 발걸음을 옮겼다. ‘도루왕’이 ‘지각대장’이 된 것이다.

그러나 정작 꼴찌는 따로 있었다. 이용규가 행사장에 입장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이번에는 강정호(넥센)가 뚜벅뚜벅 나타났다. 취재진이 “선수들 다 모였다”며 눈치(?)를 줬지만, 강정호는 평상시와 다름없는 의연한 표정으로 “제가 꼴찌에요?”라고 한마디 건넨 뒤 힘차게 오리엔테이션 장소의 문을 열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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