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박준서. 스포츠동아DB
외야로 영역확장…“항상 기회 기다려”
롯데 박준서(32·사진)는 ‘야구계의 리베로’다. 포수만 빼고 모든 포지션의 수비가 가능하다. 롯데의 사이판 스프링캠프에서 수비훈련을 할 때도 공필성 수비코치는 박준서에게만 예외를 줬다. 박준서는 14일 시범경기 사지 삼성전을 앞두고 “(사이판 캠프에서) 내야든, 외야든 내가 그날 가고 싶은 데로 가서 훈련을 했다. 유일하게 나만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박준서는 원래 유격수와 3루수를 맡았다. 그러다 2루수와 1루수도 소화하게 됐고, 지난해는 주로 2루수로 많이 뛰었다. 김시진 감독이 취임한 뒤로는 외야로까지 영역을 넓혔다. 특히 일본 가고시마 2차 캠프에선 철저하게 외야수로만 훈련하고, 실전을 뛰었다. 김주찬(KIA)이 떠난 좌익수 공백을 메우기 위한 대안으로 ‘멀티맨’ 박준서가 꼽힌 것이다. 또 다른 좌익수 후보인 김문호는 공격에서, 김대우는 수비에서 아직 안정감을 보이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박준서의 수비에 대해 롯데 코칭스태프는 “발이 빠르지 않아 수비범위가 넓지 않다는 단점은 있지만, 센스가 빼어나다”고 평가한다. 아무래도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다보니 적응력이 남다른 것이다.
이런 박준서가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포지션은 어딜까. 3루수다. 이유는 단순한데, 많이 움직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내야보다는 외야 수비가 힘들다고 말한다. 그러나 박준서는 ‘이상하게 그 자리만 가면 불안감을 느끼는 유격수만 아니면 다 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아니 할 만해서가 아니라 ‘해야만 한다’로 이제 생각이 바뀌고 있다.
“나처럼 확실한 주전이 아닌 선수는 생존하려면 여러 포지션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기회라는 것이 어디서 나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박준서는 지금도 글러브 3개(내야 글러브·1루수 미트·외야 글러브)를 항상 준비한다.
사직｜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