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역대 최초로 10점차 열세를 뒤집고 승리한 날, SK 이만수 감독은 매일 작성하는 자신의 야구일지에 “오늘은 기적이
일어났다”고 적었다. 이런 날이라면, 깔리고 뭉개져도 좋지 않을까. 8일 문학 두산전 9회말 끝내기안타를 친 SK 김성현이
동료들에게 파묻혀 환희를 만끽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롯데 유먼, KIA 강타선 묶고 4승 수확
SK가 10점차를 뒤집는 대역전드라마의 첫 번째 주인공이 됐다.
SK는 8일 문학구장에서 벌어진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전에서 9회말 김성현의 끝내기안타로 13-12로 이겼다. 1회에만 9점을 내주는 등 5회초까지 1-11로 뒤진 SK는 끈질긴 추격전 끝에 역대 최다점수차(10점) 역전승을 일궜다. 종전까지는 9점차가 최다였다. 2003년 5월 27일 현대는 KIA에 1-10으로 뒤지다 12-10으로 역전승했고, 2009년 9월 12일 한화는 히어로즈에 0-9로 끌려가다 11-9로 역전승했다. SK는 11-12에서 시작한 9회말 공격에서 선두타자 한동민의 좌월솔로홈런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진 1사 만루서 김성현이 좌익수 키를 넘기는 끝내기안타로 치열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두산 마무리 오현택은 개막 후 이어온 방어율 0의 행진을 마감했다.
한화는 마산 NC전에서 6-4로 역전승을 거두며 이틀 연속 엄청난 뒷심을 발휘했다. 전날 9회초 대거 5득점해 8-4 역전승을 챙긴 한화는 이날도 3-4로 뒤진 9회초 2사 2·3루서 오선진의 2타점 좌익선상 2루타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어진 2사 2루서 정현석의 적시타가 터며 6-4로 도망갔다. 한화는 9회말 송창식을 올려 경기를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1회말 2점 홈런과 6회말 솔로포를 터트린 NC 신인 나성범은 역대 3번째로 데뷔 1·2호 안타를 모두 홈런으로 장식했지만, 불펜의 난조로 빛을 잃었다.
롯데는 광주에서 5-1로 승리하며 이틀 연속 KIA 강타선을 잠재웠다. 7일 KIA에 3-0으로 승리한 롯데는 이날은 7.2이닝 3안타 4탈삼진 1실점(무자책)으로 시즌 4승(1패)을 챙긴 선발 유먼의 호투를 발판 삼아 원정 4연승을 내달렸다.
잠실에선 넥센이 LG를 3-1로 제압하고 단독 선두를 지켰다. LG는 4연패. 넥센 선발 김영민은 5.2이닝 5안타 1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신고했고, 마무리 손승락은 시즌 13세이브로 이 부문 선두를 굳게 지켰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tyong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