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한나래 “김자인 선배 넘어서겠다”

입력 2013-05-10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스포츠 클라이밍 송한나래 선수가 서울 성수동의 K2 CnF 실내 암벽연습장에서 클라이밍 시범을 보이고 있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renowon

■ 차세대 여자 스포츠 클라이머 송한나래

아빠따라 실내 암벽 첫 경험…초4 때 본격 시작
클라이밍 매력은 성취감…장비 갖추면 안전해

등산, 캠핑 등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급증하면서 실내에 설치된 암벽을 두 팔과 다리의 힘만으로 오르는 스포츠 클라이밍이 인기를 끌고 있다. 외줄 로프에 의지해 암벽을 타는 짜릿한 스릴과 성취감은 다른 아웃도어 종목에서는 좀처럼 맛보기 힘든 묘미이다.

스포츠 클라이머 송한나래(아이더클라이밍팀·21). 아버지와 어머니 성을 딴 넉자이름인가 싶었는데 아니란다. 이름이 한나래. ‘큰 날개’라는 의미로 아버지 송석원(57)씨가 지어준 이름이다.

송한나래는 스포츠 클라이밍 여제 김자인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꼽힌다. 올해 스타트가 좋다. 지난 달 28일 광주광역시에서 열린 제25회 전국스포츠클라이밍대회에 출전해 주 종목인 리드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앞서 열린 청송 전국아이스클라이밍선수권대회에서는 여자 일반부 난이도와 속도 부문을 석권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할 차세대 여자 스포츠 클라이머인 송한나래 선수를 서울 성수동의 K2 CnF에서 만났다.


- 학업과 선수생활을 병행하고 있다는데.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국제스포츠레저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이다. 집(파주시)과 학교(용인시) 거리가 멀어 훈련시간에 제약을 받는 점이 아쉽다. 수업이 있는 날은 밤에 3시간 정도, 수업이 없는 평일이나 주말에 몰아서 훈련을 하고 있다. 나중에는 스포츠심리학, 생리학도 공부하고 싶다.”


- 스포츠 클라이밍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아빠가 젊은 시절부터 산을 좋아하시고 등산학교 강사도 하셨다. 네 살 때 아빠를 따라 갔다가 처음 실내 암벽에 올라가봤다.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알록달록한 홀드가 참 예뻤다는 기억이 난다. 마치 놀이터에 온 기분이었다. 이후 고등학교에 체육특기자로 진학하고 청소년 국가대표로 대회에 출전하면서 본격적인 선수생활을 하게 됐다.”


- 스포츠 클라이밍 인구가 많이 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위험한 운동이라는 시선이 많은데.

“클라이밍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을 실감한다. 특히 여성, 어린이들이 늘고 있다. 대회 때문에 외국에 나가보면 스포츠 클라이밍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보편적인 스포츠로 인식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곤 한다. 처음부터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장비를 잘 다룰 수 있게 되면 쉽게 즐길 수 있는 운동이다.”


- 스포츠 클라이밍의 매력은 어떤 것일까.

“성취감이 아닐까. 루트 하나를 끝냈을 때의 기분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물론 선수인 나조차 떨어질 때는 무섭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걸 다 이겨낼 수 있을 만큼 클라이밍은 매력적인 운동이다.”


- 어려서부터 클라이밍 한 우물만을 파 왔다. 회의가 들 때도 있었을 텐데.

“중학교 때 무리하게 훈련을 하다 손가락을 다쳐 1년 반을 쉬었다. ‘왜 이런 걸 해야 하나’싶었다. 운동에 올인하다 보니 또래들이 누리는 것을 누리지 못하고 살았다. 대학진학을 준비할 때는 비인기 종목의 설움도 겪어야 했다. 그럴 때 회의가 들기도 했다. 지금은 다 지나간 일이다.”


- 어디까지 오르고 싶은가.

“하하! 목표 말인가. 작년에 부상으로 3개월을 쉬는 바람에 국제대회에 나가지 못했다. 아픈 것도 낫고 컨디션도 좋아졌으니 올해는 국제대회에서 상위권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다. 리드 부문 세계 1위인 김자인 언니가 고등학교 선배다. 대회 때 자주 만나 많이 배우고 있다. 하지만 성장해 나가기 위해 언니는 반드시 이겨야 할 상대다. 언니의 벽을 넘어서고 싶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anbi361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