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르브론 제임스 “헐리우드 액션도 승리를 위한 전술” 파문

입력 2013-05-30 09: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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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브론 제임스

[동아닷컴]

“플라핑(flopping)은 효과적인 전술의 일종이다. 승리에 도움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해야한다.”

미프로농구(NBA) 마이애미 히트의 르브론 제임스(29)가 흔히 ‘헐리우드 액션’으로 불리는 플라핑을 옹호해 파장이 일고 있다.

미국 스포츠언론 ESPN은 제임스가 29일 인디애나 페이서스와의 동부 컨퍼런스 결승 4차전 경기 후 인터뷰에서 플라핑에 대해 “이점(advantage)을 얻으려고 노력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하며 “승리에 도움이 된다면, 어떤 수단도 쓸 수 있다(Any way you can get an advantage over the opponent to help your team win, so be it).”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제임스는 최근 여러 차례 플라핑을 지적받아왔다. 동부 결승을 치르고 있는 인디애나 페이서스의 프랭크 보겔 감독도, 앞서 2라운드에서 마이애미 히트와 맞붙었던 시카고 불스의 탐 티보두 감독도 제임스의 이 같은 액션을 지적했다.

제임스는 이에 대해 “나는 플랍이 필요없다. 나는 공격적으로 플레이할 뿐(I don't need to flop. I play an aggressive game)”이라면서 “나는 플랍을 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다(I don't flop. I've never been one of those guys)”라고 부인했다.

제임스의 이번 발언은 사실상 현 NBA를 대표하는 선수의 발언인 만큼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제임스는 최근 5년간 4번의 시즌 MVP를 차지한 현역 최고의 선수다. 플라핑을 우회적으로 옹호하면서도 이를 ‘나쁜 짓’인 양 뉘앙스를 풍기고, 자신은 전혀 그런 적 없다는 식으로 빠져나간다는 점에서 제임스다운 말솜씨도 느껴진다.

전문가들은 제임스의 이 같은 발언과는 달리 그가 플랍으로 의심되는 플레이에 능숙한 선수라고 지적하고 있다. 제임스는 클리블랜드 시절부터 당시의 팀 동료 앤더슨 바레자오와 더불어 뛰어난 플랍퍼였고, 마이애미 이적 후에는 이 같은 모습이 더욱 심해졌다는 것이다.

제임스 뿐만 아니라 NBA의 플라핑은 꾸준히 있어왔다. 수비 잘하는 선수의 대부분은 플라핑에‘도’ 능한 선수들이다. LA 레이커스에서 코비 브라이언트와 함께 5번의 우승을 이끈 데릭 피셔는 플라핑의 달인으로 손꼽힌다. 올시즌 최고의 스윙맨 수비수로 꼽히는 멤피스 그리즐리스의 토니 앨런도 찰거머리 같은 수비력과 별개로 플라핑에도 능한 선수로 평가된다.

제임스의 팀 동료 웨이드는 “NBA에서 플라핑을 빼면 아무것도 없을 것(We would have no NBA possibly if they got rid of all the flopping)”이라며 이 같은 모습이 NBA 전체의 양상임을 지적했다. 웨이드는 이날 경기에서도 이안 마힌미의 과도한 액션에 짜증스러운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인디애나의 ‘기둥 센터’ 로이 히버트도 이에 대해 “다들 언제나 플라핑을 한다(People flop all the time). 슬픈 얘기다. 히트와의 경기 뿐 아니라, 시즌 전체를 봐도 마찬가지다(not just against the Heat, throughout the whole season)”라고 말했다.

‘헐리우드 액션’은 어느 스포츠에서나 피할 수 없는 논쟁거리다. 이 같은 플레이가 일정 부분 영리한 플레이로 받아들여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원칙적으로나마 ‘없어져야 할 일이지만,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다’라는 태도를 취하는 것과 ‘승리로 가기 위한 방법 중 하나’라고 장려하는 것은 명백히 다르다.

잊지 말아야한다. 스포츠 최대의 가치는 ‘정정당당한 승부’다. 플라핑이 전술의 일부라면, 명백한 오심도 경기의 일부다.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출처|르브론 제임스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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