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수첩] ‘류현진 특명’ 매팅리 감독을 구하라!

입력 2013-06-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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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스포츠동아DB

NL 서부 최하위 성적표에 ‘가시방석’
오늘부터 홈 10연전 류현진 중책 맡아


좌불안석이 따로 없다. 월드시리즈 우승 후보라던 평가와는 달리 3일(한국시간) 현재 LA 다저스(23승32패)는 승리보다 패배가 9경기나 많다. 오래 전부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꼴찌로 헤매고 있으니,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의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갈 만하다.

감독의 가장 큰 역할은 상대 선발에 맞춰 라인업을 짜는 일이다. 그러나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매팅리 감독은 무기력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클레이튼 커쇼와 함께 선발로 가장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온 류현진이 5일 전 당한 왼발 부상으로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성적부진으로 언제 지휘봉을 내려놓을지 모르는 상황이지만, 정상 컨디션이 아닌 루키를 무리하게 출전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하루 전 경기에선 좌익수 칼 크로퍼드가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3일 류현진의 대체 선발로 맷 매길을 25인 로스터에 올리기 위해 옆구리 부상을 당한 주전 포수 AJ 엘리스를 부상자 명단에 등재했다. 개막전 라인업 중 이날 경기에 출전한 야수는 아드리안 곤살레스와 안드레 이디어뿐이었다.

3일 로키스 선발 호르헤 데라로사는 다저스전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8패만을 당했던 투수다. 그러나 상대 전적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온 맷 켐프(타율 0.423·3홈런), 핸리 라미레스(타율 0.389·1홈런) 등을 포함한 주전들이 대거 부상을 당한 상태에서 다저스가 승리를 바란다는 자체가 무리였다. 루키 스콧 밴슬라이크를 4번, 팀 페데로위츠를 5번으로 내세우는 라인업을 제출해야만 했던 매팅리 감독의 심정은 어땠을까.

간혹 대체 선발로 무난한 모습을 보였던 매길이 이날은 홈런 4개와 볼넷 9개를 허용하는 참담한 결과를 보였지만, 매팅리 감독은 그에게 6회까지 마운드를 맡겨야 했다. 로키스와의 앞선 두 경기에서 거푸 연장 10회까지 혈투를 치른 탓에 불펜에는 과부하가 걸려있었다.

1승2패로 콜로라도 원정 3연전을 마친 다저스는 곧장 LA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4일부터는 하루도 쉬지 않고 홈 10연전을 치러야 한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3연전을 시작으로 동부지구 1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4연전, 서부지구 1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3연전을 소화하는 죽음의 일정이다.

하루하루 선발 라인업을 짜기도 벅찬 매팅리 감독이 홈 10연전을 통해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기란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8일 브레이브스전과 13일 다이아몬드백스전에 나설 예정인 류현진이 ‘위기의 남자’ 매팅리 감독을 구하는 중요한 역할을 감당해낼지 궁금하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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