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준의 풀스토리] 삼성 우동균 ‘제2의 장효조, 당당히 설 그날 위해’

입력 2013-10-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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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우동균.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우동균.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고 장효조 감독이 1순위로 뽑은 인재
경찰청서 돌아오니 대타 요원 중압감
KS 출전 행운…기회 벼르며 이 악물어

삼성 우동균(사진)은 고(故) 장효조 감독이 살아있을 때, 꿀밤을 참 많이 맞았습니다. “야구선수라는 녀석이 어떻게 손바닥에 굳은 살 하나 없냐?”가 만날 때마다 꾸중을 들었던 이유였습니다.

장 감독은 삼성 스카우트 시절 우동균을 직접 뽑았습니다. 2008년 입단한 삼성 신인선수 중 전체 1순위 지명이었죠.

삼성의 1순위 지명이라는 꼬리표는 재능과 동의어일 것입니다. 대구상고(현 상원고) 1학년 때부터 주전을 꿰찼던 우동균입니다. 젊었을 적 운동을 했던 아버지 우정배 씨는 삼성 라이온즈 야구를 유독 좋아했습니다. 누나가 한 명 있었지만 유독 아들을 더 예뻐한 아버지였죠. 그 덕분에 어릴 때부터 대구구장을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었고, 그러다보니 야구가 하고 싶어졌던 것이 초등학교 3학년 때입니다.

작은 체격이었지만 공을 방망이에 맞히는 재주는 타고 난 것 같습니다. 무척이나 힘든 훈련도 그 쾌감을 느낄 수 있어서 버틸 수 있었습니다. 보통 선수들과 달리 단 한 번도 투수를 하고픈 생각이 없었던 것도 그 때문이었죠. 작은 몸집으로도 타구를 멀리 보내는 타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삼성 입단 때부터 지금까지 방장으로 깍듯이 ‘모시고 있는’ 최형우는 우동균의 롤모델입니다.

공을 치는 것이 좋아서 지금까지 해온 야구인데, 소원하던 삼성 유니폼을 입게 됐네요. 입단 당시에는 대구상고 20년 선배 양준혁과 운동을 같이 하는 자체만으로도 신기했죠. 그러나 삼성이라는 팀은 만만치 않더군요. 경찰청에서 병역의무를 마치고 돌아오자 대타 요원이라는 보직이 주어졌습니다.

‘못 치면 2군’이라는 압박감 속에 놓이자 오직 야구에만 몰입하지 않으면 안 되겠더군요. 한국시리즈(KS) 엔트리에 들어간 것도 뜻밖이라 놀랐습니다.

대타는 공 1개의 승부입니다. 그 노리던 공 하나를 놓치면 볼 카운트에 관계없이 그 타석은 끝장입니다. 두산과의 KS 2차전에서 1-1로 맞선 연장 10회말 2사 만루서 대타로 나섰을 때, 노렸던 초구 직구를 놓친 순간은 그래서 한스럽습니다.

우동균은 ‘제2의 장효조’로 불려지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장효조라는 이름이 주는 무게감을 알기 때문이죠. 이제 우동균의 손바닥에는 여기저기 굳은살이 새겨져 있습니다.

잠실|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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