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룡, 마음을 추스려라!”

입력 2013-11-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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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룡. 스포츠동아DB

정성룡. 스포츠동아DB

■ 전문가들이 본 정성룡 부진의 이유

“실수 만회 부담감 버리고 자신감 가져야”
“실력·성실함 최고…훈련으로 극복해라”

“심리적인 문제다.”

부진에 빠진 대표팀 골키퍼 정성룡(28·수원 삼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정성룡은 19일(한국시간) 러시아와 평가전에 선발 출전해 2골을 내줬다. 첫 번째 실점장면이 문제였다. 전반 12분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낮은 크로스를 방어하려 손을 뻗었지만 볼이 흘렀고, 문전으로 쇄도하던 러시아 스몰로프가 차 넣었다. 충분히 방어할 수 있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성룡은 슬럼프다. 지난 달 브라질과 평가전에서 기대 이하였고, 10일 포항과 리그 경기에서는 어이없는 실수로 자책성 실점을 했다. 이번 러시아와 평가전이 만회할 수 있는 기회였는데 외려 더 독이 됐다.

골키퍼 코치들은 심리적인 부분에서 원인을 찾았다. 2010남아공월드컵 때 대표팀에서 정성룡을 가르친 김현태 인천 코치는 “골키퍼는 ‘잘 해야지’ ‘저번 실수 만회해야지’ 이런 마음을 가지면 안 된다. 평소에 하던 대로 해야 한다. 성룡이를 보면 뭔가 보여줘야한다는 부담을 갖고 있다. 또 골키퍼는 자신감이 생명인데 성룡이가 잔뜩 위축돼 있다”고 밝혔다. 2008년부터 3년 동안 성남일화에서 정성룡을 지도한 차상광 스카우트도 “너무 생각이 많다. 실점 장면 같은 상황에서 중요한 건 순간 대처 능력인데 뭔가에 쫓기는 데서 오는 압박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두 코치는 정성룡의 성품이나 성실함, 개인기량에 대해서는 이견을 달지 않았다. 김 코치는 “성룡이는 최고의 실력을 지녔다. 그렇게 성실하고 착한 선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차 스카우트도 “훈련을 그만하라고 해야 멈출 정도다. 실력도 한국 최초로 유럽 진출을 꿈꿔도 될 정도다”고 인정했다.

정성룡은 초심을 찾아야 한다. 차 스카우트는 “골키퍼는 평소 훈련하던 것이 자연스럽게 그라운드에서 나온다. 스텝 등 기본훈련을 충실히 하면서 이겨내야 한다”고 했다. 이번 논란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필요도 있다. 김 코치는 “대표팀은 늘 경쟁체제가 갖춰져야 한다.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도 이운재라는 확실한 경쟁상대가 있어 정성룡이 성장했다. 김승규와 선의의 경쟁을 통해 실력으로 주전을 차지해야 한다는 마음을 성룡이가 가져야 한다. 잘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답은 하나다. 스승들의 조언을 교훈 삼아 정성룡 스스로 무너진 마인드를 추스르는 수밖에 없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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