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욱, 원터치 패스성공률 57%→100%

입력 2013-11-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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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욱. 스포츠동아DB

김신욱. 스포츠동아DB

■ 데이터로 본 진화의 증거

공중 볼 경합, 동아시안컵때보다 절반 뚝↓
볼 소유시간도 0.19초서 0.03초로 줄어
간결한 볼터치·정확한 패스…기량 향상


공격수 김신욱(울산)이 대표팀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그는 11월 열린 스위스(15일) 및 러시아(19일)와 평가전에서 2차례 모두 선발 출전했다. 깊은 인상을 남기며 홍명보 감독이 애타게 찾던 원톱 공격수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러시아전에서 선제골을 넣으며 홍명보호 출범 이후 10경기 만에 처음으로 최전방 공격수 득점을 기록했다. 축구데이터분석업체인 (주)비주얼스포츠의 자료를 활용해 김신욱의 경기를 입체 분석했다.


● 롱 볼 패턴 사라지다

7월과 11월 각각 태극마크를 달았던 김신욱은 새로운 모습으로 발돋움했다. 홍명보호 출범 이후 처음 열린 동아시안컵에서 대표팀에 발탁됐다. 그러나 몇 분 뛰지 못했다. 고작 36분 출전. 호주, 중국, 일본을 상대로 후반 조커로 투입됐다.

공격 루트는 단순했다. 동료들은 김신욱의 머리를 향해 공을 올려대기 일쑤였다. 큰 키를 활용한 단순한 공격이었다. ‘롱 볼’ 위주의 플레이가 되면서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전임 최강희 감독 때와 같은 ‘뻥 축구’ 논란에 휘말렸다. 김신욱은 동아시안컵 이후 대표팀에서 배제됐다. 홍 감독은 11월 평가전을 앞두고 김신욱을 다시 불렀다. K리그 클래식에서 보여준 물 오른 골 감각을 믿었다. 훈련에서 조커가 아닌 선발 카드로 만지작거렸다. 스위스전 82분, 러시아전 45분을 소화했다. 호평이 쏟아졌다.

공중 볼 경합이 현저히 줄었다. 비주얼스포츠가 90분으로 환산해 데이터를 합산한 결과 동아시안컵에서 27회에 달했던 횟수가 스위스전 14회, 러시아전 16회로 뚝 떨어졌다(표 참조). 2경기 평균 15회로 무려 절반 가까이 공중 볼 경합이 줄었다.

발을 이용한 플레이도 좋아졌다. 간결한 볼 터치로 동료들과 유기적인 플레이를 만들어냈다. 패스성공률도 향상됐다. 동아시안컵에서 절반에 그친 패스성공률이 11월 2경기에서 80%% 이상으로 치솟았다. 울산에서 기록한 73%의 성공률보다도 높다.


● 간결한 볼 터치로 공격 리듬 살려

홍 감독의 머리 속에는 최전방 공격수로 박주영이 우선순위에 놓여있다. 박주영은 홍 감독이 좋아하는 ‘원 톱’의 이상적인 스타일이다. 공격수로서 탁월한 득점력을 갖고 있고, 그라운드를 폭넓게 활용하면서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준다. 볼 터치는 군더더기 없고 패싱력도 준수하다.

김신욱도 이점을 잘 알고 있다. 스스로 개인 트레이너를 고용해 유연성을 기르고 신체 리듬을 만들어가면서 개인적인 발전을 꾀했다. 2차례 평가전을 통해 빠르고 순발력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볼 터치는 간결하게 하되 활동반경을 넓히며 수비에도 적극 가담했다. 페널티 박스에만 머문 것이 아니라 미드필드 중앙까지 깊숙이 내려와 동료들에게 공을 내줬다. 간결한 리듬도 좋았다. 동아시안컵에서 0.19초에 달한 볼 소유 시간을 스위스(0.17초)와 러시아(0.03초)전에서는 확 줄었다. 공을 끌지 않고 재빨리 동료에게 패스해 물꼬를 터줬다. 이청용(볼턴) 손흥민(레버쿠젠) 이근호(상무) 등이 많은 기회를 잡았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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