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병용 “너클볼 완성…이젠 실전에 투입”

입력 2014-03-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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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채병용. 사진제공|SK 와이번스

SK 채병용. 사진제공|SK 와이번스

넥센과 연습경기 3이닝 3K 무실점 호투

채병용(32·SK·사진)의 신무기 너클볼이 이제는 실전용으로 꿈틀거리고 있다.

채병용은 1일 오키나와 구시카와 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연습경기에 선발등판해 3이닝 동안 2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연마한 너클볼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었다. 압권은 3회 마지막 타자 강지광을 상대할 때였다. 강지광은 채병용의 너클볼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채병용은 2월 23일 KIA와의 연습경기에서도 2이닝 동안 3개의 너클볼을 구사하며, 꾸준히 실전테스트를 해왔다.

채병용의 강점은 두둑한 배짱과 묵직한 공끝을 바탕으로 한 몸쪽 승부였다. 하지만 지난해엔 자신의 투구 밸런스를 잃어버리며, 슬럼프에 빠졌다. 그는 “2군 생활이 길어지면서도 투구감각을 회복하지 못하자, 운동을 그만둘 생각까지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때 김상진 2군 투수코치가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이제 변화가 필요하지 않겠냐? 너클볼을 한번 배워보자”고 권유했다. 구토가 날 때까지 달리며 훈련량을 끌어올렸고, 마운드에선 너클볼의 무브먼트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도들을 했다. 하루 최대 200개 이상을 던져본 적도 있을 정도다. 9∼10월 애리조나 교육리그를 거치며 마침내 채병용표 너클볼이 탄생했다. 나비처럼 좌우로 떨리는 움직임을 보인다. 그는 “보통의 너클볼 투수들은 검지-중지, 또는 검지-중지-약지로 공을 밀어낸다. 하지만 난 중지-약지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팀 후배 윤석주는 채병용을 “디키 형님”이라고 부른다. 메이저리그의 대표적 너클볼러 RA 디키(토론토)의 이름을 본 딴 것이다. 동료들도 그의 너클볼을 인정하다는 의미다. 채병용은 “그간 직구·슬라이더 위주의 투구를 했는데, 타자를 혼란하게 하는 또 하나의 구종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오키나와|전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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