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력 보강한 롯데…22년만의 KS 우승 탈환 부푼 꿈

입력 2014-03-28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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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984년은 롯데 자이언츠의 해였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금테안경을 쓴 철완투수 최동원(왼쪽)이었다. 암 투병 끝에 우리 곁을 떠났지만 최동원의 투혼은 영원불멸이다. 2. 롯데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해낼 때마다 극적인 드라마를 써내려갔다. 1992년 우승도 3위로 시작해 열세란 예상을 번번이 뒤집고 창단 두 번째 우승을 해냈다. 스포츠동아DB

화끈한 야구의 대명사
5. 롯데 자이언츠

32년 역사 동안 정규시즌 1위와 인연 없어
1984년 최동원 활약으로 창단 첫 KS 우승
2001부터 2007년까지 ‘8888577’ 암흑기
중흥기 이끈 로이스터에 이어 김시진 바통


메이저리그에 시카고 컵스, 일본프로야구에 한신 타이거스가 있다면 한국엔 롯데 자이언츠가 있다. 오랜 역사를 거치며 다져진 충성도 높은 팬들을 갖고 있지만 영광보다 고난의 시간이 훨씬 길었다. 그럼에도 일단 한번 이 팀의 팬이 되어버리면 쉽게 인연을 끊지 못하고 간절한 응원을 보내게 되는 불가사의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 1984·1992년 기적의 우승

1982년 원년 멤버로 프로야구에 참가한 롯데는 지난해까지 32년의 역사 동안, 단 한 시즌도 정규시즌 1위를 해보지 못했다. 원년 6개 팀 중 OB(현 두산), 삼성, MBC(현 LG), 해태(현 KIA)는 1위를 경험했고, 삼미(청보∼태평양∼현대)는 해체됐기에 남은 팀은 롯데가 유일하다.

그럼에도 롯데는 한국시리즈(KS) 우승을 통산 2차례 해냈다. 1984년, 1992년이었는데 극적인 우승이라 그 여운이 더 진하다.

먼저 전·후기 종합승률로 따져보면 1982년 5위, 1983년 꼴찌를 한 롯데는 1984년에도 6개 팀 중 4위였다. 당시는 전·후기리그로 나뉘어 시즌이 운용됐다. 1984년 전기리그에서 압도적 1위에 올라 KS 직행을 미리 확정지은 삼성은 후기리그 우승이 유력한 라이벌 OB를 떨어뜨리기 위해 롯데에 ‘져주기 게임’을 했다. 삼성의 ‘밀어주기’와 함께 롯데의 후기리그 29승 중 23승에 선발 혹은 구원 출격을 해낸 에이스 최동원이 반란의 주역이었다. 그렇게 올라간 KS에서 롯데는 예상을 뛰어넘는 선전으로 삼성을 궁지로 몰아넣었다. 최동원은 KS 4승을 홀로 거두는 초인투를 펼쳤고, 7차전에서 유두열은 3-4로 뒤지던 8회초 1사 1·3루에서 삼성 김일융을 상대로 역전 3점홈런을 터뜨려 롯데 우승의 첫 역사를 완성시켰다.

이어 1992년 우승 때도 롯데의 정규시즌 순위는 3위였다. 준플레이오프(준PO)부터 사직하는 힘든 조건임에도 롯데는 삼성을 2연승으로 깬 뒤, 플레이오프(PO)에서 만난 해태마저 3승2패로 무너뜨렸다. 그리고 절대약세라는 평가 속에 치른 1위 빙그레(현 한화)와의 KS에서도 4승1패로 승리해 V를 이뤘다. 당시 롯데 우승은 신인왕 염종석, 고독한 에이스 윤학길, 광속구투수 박동희, 깜짝스타 윤형배의 마운드 조합과 기관총 타선이 어우러진 성과였었는데, 묘하게도 롯데의 두 차례 KS 우승은 모두 강병철 감독 재임기에 달성됐다.


● ‘8888577’의 암흑기, 그리고 중흥기

이후 롯데는 1995년과 1999년 KS에서 연달아 패배했다. 2000년 4월18일 임수혁이 필드에서 쓰러져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고, 김명성 당시 감독마저 2001년 7월24일 급성 심근경색으로 돌연 사망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리고 2001년부터 2007년까지 ‘8888577’이라는 하위권 성적에 맴돌아 팬들의 냉소와 외면을 받았다. 4년 연속 꼴찌를 포함한 암흑기 동안 김명성∼우용득∼백인천∼양상문∼강병철 감독까지 끊임없이 사령탑을 갈아 치웠지만 출구는 보이지 않았다.

이랬던 롯데의 르네상스는 2008년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취임과 동시에 시작됐다. 로이스터는 2010년까지 3년 연속 롯데를 4강에 올려놔 패배의식을 털어냈다. 롯데가 화끈한 야구로 이겨나가자 사직구장은 야구응원의 메카로 떠올랐다. 이어 부임한 양승호 감독 역시 롯데를 2년 연속 PO에 올려놨다. 그러나 모두 5차전 승부 끝에 SK에 패해 KS 진출이 좌절됐고, 롯데는 김시진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그리고 김 감독의 롯데는 지난해 5위라는 좌절을 딛고 올 시즌 충실한 전력보강을 밑천 삼아 22년만의 KS 우승 탈환이라는 큰 꿈을 품고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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