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수첩] 선덜랜드 강등권 탈출 희망가, 첼시에 역전승…기성용 결장

입력 2014-04-2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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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스포츠동아DB

카디프 김보경 세월호 희생자 추모 검은 띠 착용

20일(한국시간) 런던 스탬포드 브릿지에선 홈팀 첼시와 기성용이 속한 선덜랜드의 2013∼201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4라운드 경기가 열렸다. 선덜랜드는 킥오프 12분 만에 첼시 사뮈엘 에투에게 먼저 실점했지만, 6분 뒤 코너 위컴의 동점골과 후반 37분 파비오 보리니의 결승골(페널티킥·PK)로 2-1 역전승을 거뒀다. 기성용은 무릎 부상으로 결장했다.


● 간절함은 통한다?

‘EPL 잔류’라는 지상과제 앞에 선 선덜랜드는 몹시도 간절했다. 남은 모든 경기가 천당과 지옥을 넘나드는 관문이다. 주말 마주한 상대는 올 시즌 정상을 꿈꾸는 첼시. 객관적 전력에서 뒤지는 데다 원정경기였다. 그러나 최고의 무대에 남겠다는 강렬한 열망이 기적을 만들었다. 기성용이 빠진 선덜랜드는 맨체스터시티와의 3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하더니, 34라운드 원정경기에선 강호 첼시를 꺾었다. 7승8무19패(승점 29)로 여전히 리그 최하위(20위)지만 잔류 희망을 높이기에 충분했다. 반면 첼시로선 최악의 하루였다. 선두 리버풀을 따라잡기 위해선 꼭 이겨야 했는데, 승점을 챙기지 못했다. 게다가 2004년부터 2007년까지, 그리고 올 시즌 다시 첼시 지휘봉을 잡은 주제 무리뉴 감독의 역대 홈 첫 패배였다. 선덜랜드전까지 78차례의 홈경기에서 61승16무1패를 기록하게 됐다.

EPL에선 최하위 3개 팀이 다음 시즌 챔피언십(2부리그)으로 강등된다. 현재 18위는 김보경의 카디프시티(7승9무19패), 19위는 풀럼FC(9승3무23패)인데, 선덜랜드와의 격차는 승점 1에 불과하다. 카디프시티가 같은 날 스토크시티와의 홈경기에서 1-1로 비기고, 풀럼이 토트넘 원정에서 1-3으로 패한 데 따른 결과다. 특히 선덜랜드는 34경기를 소화한 데 반해 두 팀은 35경기씩을 치렀다. 오히려 선덜랜드가 유리해졌다.

김보경은 ‘세월호’ 침몰 사고로 인한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팔에 검은 띠를 착용하고 선발 출전해 의지를 불태웠지만, 전반 막판 위험지역 내 파울로 스토크시티의 PK 선제골의 빌미를 제공했다. 다행히 후반 초반 동점 PK를 만들어내는 시발점이 되긴 했지만, 아쉬움은 컸다. 물론 18위를 마크한다고 해서 잔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최소 17위여야 살아남을 수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12위(시완지시티·9승9무17패)부터 꼴찌까지 격차가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얼마든지 반전이 가능하고, 모두가 기적을 만들 수 있다. 우승 레이스보다 더 후끈한 강등 경쟁이다.


● 포옛 감독 “기성용, 시즌 아웃은 아냐”

첼시의 덜미를 잡은 선덜랜드 거스 포옛 감독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앞으로 남은 4경기를 모두 이겨 꼭 잔류하겠다. 우리는 기적을 믿는다”며 밝게 웃었다. 이날 공식 기자회견에선 또 다른 화제도 있었다. 무릎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한 기성용의 상태였다. 원 소속팀 스완지시티는 물론 선덜랜드도 다음 시즌 기성용을 활용하고 싶다는 의지를 표명해왔다. 포옛 감독은 “기성용이 시즌 아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당장 출전은 못해도 시즌 종료 전 출전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런던|허유미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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