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플러스] 강정호 신기록이 깨운 ‘박병호 34호’

입력 2014-08-06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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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박병호(오른쪽)가 5일 목동 SK전 5회말 2사 1·2루서 팀에 5-0 리드를 안기는 시즌 34호 좌월 3점홈런을 터트린 뒤 홈에서 홈런왕 경쟁자인 팀 동료 강정호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목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박병호 5회 쐐기 3점포…목동서만 24개째
강정호와 3개차…홈런 경쟁 시너지 효과

넥센 박병호(28)는 ‘목동의 왕자’다.

8월4일까지 통계를 보면 박병호의 원정경기 성적은 타율 0.265 10홈런 31타점이다. 반면에 홈구장인 목동에서는 타율 0.340 23홈런 42타점으로 데이터가 수직 상승한다. 이런 박병호가 5일 목동 SK전에서 또 한번 폭발했다. 2-0으로 앞선 5회 2사 1·2루에서 SK 선발투수 김대유의 시속 136km짜리 직구를 잡아당겨 좌월 3점홈런을 뽑아냈다. 비거리 120m짜리 초대형 시즌 34호 홈런으로 라이벌인 팀 동료인 넥센 강정호(31홈런)와의 격차를 3개차로 벌렸다. 바로 전날 잠실 LG전에서 강정호가 유격수 역대 단일시즌 최다홈런 기록인 31호 홈런을 쏴 올리자 바로 34호 홈런을 터뜨려 경쟁에 불을 붙였다.

박병호의 5일 홈런 역시 기념비적인 홈런이었다. 이 홈런으로 박병호는 올 시즌 목동에서만 24홈런을 터뜨렸는데 이로써 단일시즌 단일구장 홈런 역대 공동 4위로 올라섰다. 1998년 두산 타이론 우즈가 잠실에서 24홈런을 기록한 것과 동일하다. 1∼3위 기록은 삼성 이승엽이 보유했는데 2003년 대구구장에서 35홈런을 터뜨린 것을 비롯해 1999년(32홈런)과 2002년(28홈런)을 기록했다.

최근 강정호가 돋보여서 그렇지 박병호도 후반기 들어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후반기 들어 10경기에서 15안타(4홈런) 14타점을 몰아치고 있다. 두 타자는 굳이 내색은 않지만 넥센의 간판타자 지위를 놓고, 은근한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것이 넥센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넥센 염경엽 감독도 5일 SK전을 앞두고 “강정호가 올 시즌 들어 더욱 잘하는 것도 박병호의 존재를 의식한 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박병호가 LG에서 트레이드돼 오기 전까지 강정호는 자타공인 넥센의 얼굴이었다. 그러나 박병호가 2012년부터 2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하며 MVP에 떠오르자 강정호의 승부욕도 발동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영웅 경쟁’이 두 선수를 서로 자극하자 장군멍군 하는 식으로 홈런포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셈이다.

넥센의 8-3 완승 직후, 박병호는 “초반에 삼진을 두 번 당했는데 특히 1회 1사 1·2루 찬스를 못 살려서 아쉽다. 점수가 필요했던 상황에 홈런이 나와 만회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목동|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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