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아홉 ‘마당쇠’ 박정진 “내 나이는 숫자일 뿐”

입력 2014-08-06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박정진. 스포츠동아DB

■ 불혹 앞둔 한화 마운드 베테랑 박정진

2년간 부진에 체력관리 노하우 깨쳐
“힘 최대한 비축 후 경기 때 몰아써야”
철저한 관리…갈수록 구속 더 빨라져

시속 149km의 광속구. 40경기 등판. 팀 내 세이브와 홀드킹.

불혹을 코앞에 둔 박정진(39·사진). 그는 한화 마운드의 최고참이다. 여전히 가장 훌륭한 ‘마당쇠’ 가운데 한 명이다. 5일 경기 전까지 그의 성적은 2승 1패 7세이브 5홀드. 세이브는 윤규진, 홀드는 윤근영과 함께 각각 팀 내 공동 1위다. 불펜 투수 한 명이 팀 내 최다 세이브와 홀드를 동시에 기록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게다가 벌써 40경기에 등판해 한화 투수들 중 가장 자주 마운드에 올랐다. 그만큼 그라운드 안팎에서 그의 존재감이 엄청나다.


● 서른아홉에도 힘 펄펄…“이러다 155km까지 찍는 것 아니냐”

베테랑 박정진에게 올해는 재도약의 시즌이기도 하다. 2010년과 2011년 눈부신 활약으로 리그 정상급 좌완 셋업맨으로 우뚝 섰지만, 지난 2년간은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실력 발휘를 하지 못했던 그다. 비시즌 때 의욕적으로 몸을 만들다가 페이스 조절에 실패한 게 원인이다. 박정진은 “나이가 있는데 너무 무리하게 운동을 했던 것 같다. 체력 관리가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대신 확실하게 부상을 방지하고 컨디션을 관리하는 노하우를 익혔다. 그는 “경기 전에는 훈련량을 조절하면서 최대한 힘을 비축하고, 경기 때 몰아서 힘을 쓰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철저한 관리의 효과를 보고 있다. 여름인데도 지치기는커녕, 오히려 구속이 더 빨라졌다. 늘 140km대 중반의 직구를 던졌고, 최근에는 전광판에 149km까지 찍었다. 주변에서 “이러다 155km까지 올라가는 거 아니냐”고 농담할 정도다. 나이와 관계없이 여전히 건재하고 힘이 넘치는 투수라는 의미다. 박정진은 “아직은 은퇴 같은 건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1년 1년 최대한 다치지 않고, 할 수 있는 데까지 내 역할을 잘 해내고 싶다”고 말했다.


● “이길 수 있는 경기는 반드시 잡자” 책임감 똘똘

벌써 입단 16년차. 1999년 고향팀 한화에 1차지명 선수로 입단한 뒤 팀과 자신의 빛과 그림자를 모두 경험한 박정진이다. 그만큼 한화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 그리고 책임감이 남다르다. 요즘은 더 이상 외롭지도 않다. 함께 호흡을 맞추는 든든한 후배들이 있어서다. 2003년 나란히 한화 유니폼을 입었던 윤규진(30)과 안영명(30)이 든든한 선배와 함께 한화의 승리를 합심해 지켜내고 있다. 박정진은 “우리가 ‘철벽’까지는 아니더라도 함께 고생하면서 어느 정도 잘 막아가고 있으니 다행인 것 같다”며 “셋 다 ‘이길 수 있는 경기는 반드시 잡을 수 있게 하자’는 책임감은 확실하게 갖고 있다”고 했다.

대전|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