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핸드볼, 인천AG는 복수혈전의 무대

입력 2014-09-27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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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핸드볼 대표팀. 스포츠동아DB

2014인천아시안게임 한국 남자핸드볼대표팀 김태훈 감독은 “목숨을 바쳐 금메달을 따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숨기지 않았다. 지난 2월 바레인에서 열린 핸드볼 아시아선수권의 치욕을 갚을 길은 오직 금메달뿐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느끼기 때문이다.

당시 대표팀을 이끌고 바레인으로 간 김 감독의 최종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었다. 1차 목표는 4위까지 주어지는 세계선수권 티켓이었다. 원래 세계선수권의 아시아 몫은 3장이지만 카타르가 2015년 세계선수권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출전이 됐기에 4강만 들면 되는 상황이었다. 종전까지 한국은 아시아선수권에서 3대회 연속우승을 해내고 있었다. 한국의 전력이 예전만 못하고, 중동 국가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하더라도 4강은 어렵지 않은 목표로 보였다.

그러나 첫 경기 이란전부터 무승부를 기록하며 꼬이기 시작했다. 이어 홈팀이자 다크호스였던 바레인에 덜컥 1점차로 패하고 말았다. 조 2위까지 가능한 자력 4강이 어려워졌다. 한국은 나머지 경기를 모두 이기고, 이란-바레인전을 가슴 졸이며 관중석에서 지켜봤으나 어처구니없게도 두 나라는 무승부를 기록했다. 결국 한국은 예선탈락, 세계선수권 티켓을 놓치는 충격을 겪었다.

참사 이후 핸드볼협회는 예상을 깨고 김 감독을 유임시켰다. 아시안게임에서 또 한 번 기회를 얻게 된 김 감독이 결사적으로 이 대회를 준비했음을 추측하기 어렵지 않다.

대표팀은 예선리그 전승에 이어 본선리그에서도 사우디~이란~오만을 깼다. 특히 4강 진출의 최대 고비로 꼽힌 25일 이란전을 25-21로 완승했다. 26일 오만까지 물리치고 조 1위로 4강에 오른 대표팀의 유력한 준결승 상대는 바레인이다. 이란에 이어 빚을 갚아줘야 될 또 하나의 적이다.

준결승에서 바레인을 잡고, 결승에서 다국적군으로 포진한 아시아선수권 우승팀 카타르와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김 감독의 전략대로 흘러가고 있다. 남자대표팀 복수혈전의 마침표는 물론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다.

인천|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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