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핸드볼, 본선 통해 살아난 속공과 수비조직력

입력 2014-09-27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한국 남자핸드볼 대표팀. 스포츠동아DB

2014인천아시안게임 한국 남자핸드볼 대표팀이 26일 선학 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한 수 아래 오만전에서 30-24로 압승을 거두고, 전승으로 4강에 진출했다. 조1위로 4강에 올라 결승행이 유력해졌다. 라이벌인 카타르와 결승에서 만나겠다는 대표팀의 구상대로 되어가고 있다.

결과 못지않게 긍정적인 신호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대표팀의 조직력과 실력이 올라가고 있다는 데 있다. 본선리그만 봐도 24일 첫 경기 사우디전은 이긴 것만 빼고, 졸전이었다. 오죽하면 대표팀 김태훈 감독이 “이렇게 핸드볼하면 남은 경기도 어렵다”고 선수들을 질타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하루 만인 25일 대표팀은 오히려 훨씬 어려운 상대로 꼽힌 이란에 완승을 따냈다. 내부적으로 “5대5의 박빙”이라고 예상했고, 초반 0-4까지 끌려갔는데 중반 이후 동점을 만들어 전반을 11-11로 끝내더니 후반부터 무섭게 치고 나가 25-21로 이겼다.

기세를 탄 대표팀은 26일 오만전에서 그토록 기다렸던 속공 능력을 보여주며 전반전을 16-8으로 앞서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수비 조직력도 갈수록 촘촘해지고 있다.

핸드볼 전문가들은 “남자 대표팀의 가장 큰 문제는 색깔이 없고, 정신력이 약하다는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모국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인 데다, 지난 2월 바레인 아시아선수권에서 예선 탈락한 실패의 아픔이 대표팀을 단단히 뭉치게 만들고 있다.

결승에서 금메달을 놓고 겨룰 것으로 예상되는 난적 카타르에 대해 전문가들은 “아무리 카타르가 유럽 선수들을 수입해서 다국적 대표팀을 만들었다고 해도 우리가 제 실력만 발휘하면 못 이길 것도 없다”고 말한다. 결코 겁먹을 만큼 압도적 경기력은 아니라는 얘기다. 문제는 우리 대표팀이 너무 실력 발휘를 못한 것이었는데 아시안게임 본선리그를 통해 자신감을 되찾았다. 골키퍼 이창우와 이동명도 든든하게 막아주고 있는 데다 4강전까지 이틀의 휴식시간이 있는 것도 고무적이다.

유일한 걱정은 대표팀 에이스라 할 정의경의 컨디션이 아직 올라오지 않은 대목이다. 그러나 뒤집어 생각하면 정의경의 경기력만 올라가면 4강 이후가 더 무서워질 여력이 남아 있는 대표팀이다. 반신반의했던 아시안게임 2연패의 기대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인천|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