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우민(오른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이우민은 올 시즌을 앞두고 32년간 사용했던 ‘승화’라는 이름을 버렸다. 자신의 인생, 무엇보다 야구인생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개명을 적극적으로 권유했던 어머니는 작명소에서 좋은 이름 몇 개를 받아왔다. 그 가운데는 ‘현수’나 ‘건우’처럼 현재 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는 다른 선수들의 이름도 포함됐다. 그는 고심 끝에 ‘펼 우(禹)’와 ‘화할 민(旼)’자가 합쳐진 지금의 이름을 택했다.
사실 롯데에는 개명 선수가 많다. 대표적 예만 살펴봐도 손광민이 손아섭으로, 박승종이 박종윤으로, 박남섭이 박준서로, 문재화가 문규현으로 각각 이름이 바뀌었다. 이들 모두 이름을 바꾼 뒤 더 좋은 활약을 펼쳤다. 롯데 관계자가 “올해 시범경기 때는 선발 라인업 9명 가운데 6명이 개명 선수인 적도 있었다”고 귀띔했을 정도다.
이우민도 같은 변화를 기대했다. 처음에는 개명 효과가 크지 않은 듯했다. 좌익수 주전 경쟁에서 밀렸고, 두 번이나 1·2군을 오갔다. 그러나 이제 운이 좀 트이는 듯하다. 24일 사직 삼성전에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출장해 큼직한 중월2점홈런을 날렸다. 개명 이후 첫 홈런. 2012년 5월 11일 청주 한화전 이후 1139일 만에 터진 대포였다. 그래도 이우민은 담담했다.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뜻에서다. 그저 “2군에서 훈련을 많이 했다”며 “아직은 그렇게 기뻐할 때가 아니다. 앞으로 더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사직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