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레이드 불가’ 정의윤 내놓은 이유는?

입력 2015-07-2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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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윤. 스포츠동아DB

LG가 24일 투수 신재웅(33) 신동훈(21) 외야수 정의윤(28)을 SK로 보내고, SK로부터 투수 진해수(29), 여건욱(28), 외야수 임훈(30)을 받는 3:3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SK가 먼저 LG 문을 두드렸다. 우타 대타카드가 필요했던 SK는 LG 측에 정의윤의 영입의사를 전달했고, 1:1 트레이드에 난색을 표했던 LG는 여러 카드를 맞추다가 3:3으로 합의를 봤다.

LG 양상문 감독은 24일 “진해수를 필승조 투수로, 임훈을 주전선수 자리를 언제든지 메울 수 있는 선수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재활을 마치고 피칭훈련 중인 여건욱은 경기도 이천 2군훈련장에서 몸을 만든 뒤 경과를 보고 1군에 합류시킬 예정이다. 좌완불펜과 우타 거포가 필요했던 SK는 신재웅과 정의윤을 곧바로 1군 엔트리에 넣고 즉시 전력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양팀은 이번 트레이드에 대해 “팀에 모자란 부분을 채우기 위해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어차피 트레이드의 손익은 추후 평가받을 일이다. 이동한 선수들의 활약상을 지켜보는 것도 야구의 또 다른 재미가 될 수 있다. 특히 정의윤의 경우 구단에서 ‘절대 트레이드 불가’였던 선수였기에 이목이 집중된다.

정의윤은 2005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전체 3순위)에 뽑힌 기대주였다. 그러나 통산 성적이 타율 0.261, 31홈런, 233타점에 불과하다. 선수가 가지고 있는 타격 매커니즘이나 장타력 등 잠재력은 뛰어났지만 그라운드 위에서 재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잠실구장은 장타력을 가진 선수들에게는 불리한 구장이다. 정확히 잘 맞추지 않으면 웬만한 타구는 담장을 넘기지 못한다. 그럼에도 정의윤은 워낙 가지고 있는 능력이 뛰어나 타 구단이 탐을 냈지만 LG는 보호선수로 철통방어를 했다.

이랬던 LG가 10년 만에 결단을 내렸다. 양 감독은 정의윤에 대해 “아쉽고, 안타까운 선수”라고 표현했지만, 잠실구장을 쓰는 팀 특성상 수비 폭이 넓고 발이 빠른 선수가 더 이득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현재 팀 외야에 자리가 없는 만큼 정의윤에게도 SK가 새로운 기회일 수 있다. 양쪽 펜스가 100m(98m)가 채 되지 않는 인천SK행복드림구장을 홈구장으로 쓰면 장타력이 빛을 발할 수 있다. 양 감독은 “예전부터 기회를 많이 주지 못해 미안했다. 가지고 있는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으니 LG에서 다 보여주지 못한 야구를 SK에서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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