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시즌 홈런, 캐논볼 뺨친 ‘144m 킹캉포’

입력 2015-09-1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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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버그 강정호.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강정호 시즌 14호 초대형 솔로홈런

8회 신시내티 불펜 밸리스터 커브 통타
올 시즌 메이저리그 비거리 공동 10위
후반기에만 10홈런째 ‘거포본능’ 과시


경쾌한 타구 음과 함께 포물선을 그린 공은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 외야 좌중간 스탠드 2층에 꽂혔다. 측정된 비거리는 472피트(약 144m). 현지 TV 중계진은 “홈런 더비를 해도 이처럼 멀리 보내는 것은 쉽지 않다. 마치 캐논볼과 같았다”며 “눈이 튀어나올 정도의 홈런(eye popping homerun)”이라고 극찬했다.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동양야구에 대한 메이저리그의 시선을 바꿔놓고 있다. 기교는 뛰어나도 파워는 떨어진다는 고정관념을 허물어트리기에 충분한 타구를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 비거리 톱10

ESPN의 ‘홈런 트랙커’에 따르면, 9일(한국시간)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벌어진 신시내티와의 원정경기 8회초 강정호가 터트린 솔로홈런은 올 시즌 메이저리그 비거리 공동 10위다. 현역선수 중 최고의 파워히터로 꼽히는 마이애미 말린스의 지안카를로 스탠튼이 2차례나 484피트(147.5m)를 날려 이 부문 1위에 올라있다. 강정호의 타구와 비교해 약 3.5m 더 멀리 보냈다. 스탠튼은 또 475피트와 474피트짜리 홈런도 때려 비거리 톱10 중 무려 4자리나 차지하고 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간판타자 폴 골드슈미트가 482피트(약 147m)로 3위다. LA 다저스의 루키 작 피더슨도 480피트(약 146m)로 파워를 과시했다.

보통 메이저리그에선 450피트(약 137m) 이상을 날리면 파워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500피트(152.4m)짜리를 쏘아 올리면 역사에 남게 된다. 텍사스 레인저스 프린스 필더의 아버지 세실 필더는 1991년 9월 15일 밀워키 카운티스타디움에서 무려 502피트(약 153m)짜리 초대형 홈런을 터트려 팬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힘에 관한 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호세 칸세코, 후안 곤살레스 같은 파워히터들도 전성기에 500피트가 넘는 홈런은 단 한 차례도 치지 못했다. 그러나 칸세코의 최장 비거리 홈런은 아직도 많은 팬들의 기억에 남아있다. 1989년 아메리칸리그 플레이오프에서 칸세코는 토론토 스카이돔 좌측 외야 관중석 5층에 떨어지는 홈런포를 터트렸다. 당시 많은 팬들에게 충격을 선사한 이 홈런의 비거리는 484피트였다.



● 작은 고추가 맵다!


지난해 강정호는 한국프로야구에서 40홈런을 때렸다. 그러나 구장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그의 홈런 기록은 평가절하됐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강정호가 루키시즌에 세운 목표도 홈런 15개에 불과했다. 시즌 초반 주전 경쟁에서 밀려 출전 기회를 잡기조차 힘들었던 시기 강정호의 방망이는 제대로 돌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1호 홈런은 5월 4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야 나왔다. 올스타 브레이크까지 친 홈런도 고작 4개였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상황이 급변했다. 첫 경기인 7월 18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솔로포를 가동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8월 24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는 426피트(약 130m)가 넘는 아치를 2개나 그리며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첫 멀티홈런 게임도 만들었다. 후반기에만 10개의 홈런을 뽑아내며 ‘거포 본능’을 마음껏 과시하고 있다.

타구의 질도 만만치 않다. 올 시즌 강정호의 홈런 평균 비거리는 약 412피트(125.5m)나 된다. 14홈런 중 절반이 넘는 9개가 비거리 400피트(약 122m)를 넘어갔다. 거포의 기준이라 할 수 있는 450피트 이상은 이번이 2번째다. 가장 짧은 것은 357피트(약 109m). 반면 9일 시즌 17호 홈런을 날린 추신수(33·텍사스 레인저스)의 경우 400피트가 넘는 홈런은 5개이며, 최장 기록은 437피트(약 133m)다. 추신수와 견줘도 강정호의 파워가 상대적으로 뛰어남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5번 3루수로 선발출장한 강정호는 이날 홈런과 2루타를 한방씩 터트리며 5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7-3 승리에 기여했다. 시즌 타율도 0.288로 약간 올랐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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