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유희관·해커 ‘동반 20승’ 위대한 도전

입력 2015-09-1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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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유희관(왼쪽)과 NC 에릭 해커는 17승으로 다승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올 시즌 둘이 동시에 20승을 달성한다면 30년 만에 2명 이상의 20승 투수가 나오게 된다. 1985년 삼성 김시진-김일융(이상 25승) 원투펀치와 롯데 최동원(20승) 등 3명이 동시에 20승 고지에 오른 이후 같은 해 2명 이상의 동반 20승은 없었다. 스포츠동아DB

다승 공동선두…1985년 최동원·김시진 후 처음
5차례 선발등판 기회 남아…시너지효과 기대


NC 에릭 해커가 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전에서 시즌 17승을 수확했다. 9이닝 동안 불과 90개의 투구로 4안타 1사구 4탈삼진 1실점하며 완봉승을 따냈다. 역대 외국인투수 최소투구수 9이닝 완투승 기록이기도 하다(KBO리그 역대 최소투구수 9이닝 완봉승 기록은 1986년 8월 25일 청보 임호균이 인천 해태전에서 작성한 73구). 무엇보다 17승을 거두면서 두산 유희관과 다승 공동선두로 올라서 경쟁구도를 형성한 점이 반갑다. 한 시즌에 2명의 투수가 동시에 20승을 돌파하는 것은 KBO리그에서 보기 드문 일. 1985년 이후 무려 30년만이다. 유희관과 해커가 위대한 도전을 하고 있다.


● 한 시즌 동반 20승 달성은 1985년이 마지막

1982년 프로야구 원년 OB 에이스 박철순(23승)부터 지난해 넥센 앤디 밴 헤켄(20승)까지 KBO리그에서 시즌 20승을 달성한 사례는 총 16차례였다. 그 중 해태 선동열은 3차례(1986·1989·1990년) 20승을 기록했고, 최동원(1984·1985년)과 김시진(1985·1987년)은 2차례 20승을 돌파했다. 결국 선수로만 따지면 12명이 꿈의 20승을 맛봤다.

그런데 한 시즌에 20승을 기록한 투수가 2명 이상 나온 것은 2시즌에 불과하다. 1983년 삼미 장명부가 30승, 우승팀 해태 에이스 이상윤이 20승을 올린 것이 최초다. 이어 1985년에는 3명이 20승 고지에 올랐다. 25승씩을 거두며 50승을 합작한 삼성 김시진-김일융 ‘원투펀치’와 롯데 최동원(20승)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후 20승 투수를 2명 이상 내놓은 시즌은 없다. 만약 올해 유희관과 해커가 모두 20승을 달성한다면 1985년 이후 무려 30년 만에 동반 20승 투수가 배출되는 것이다.




● 유희관-해커의 의미 있는 20승 도전


페넌트레이스는 10월 3일 종료된다. 팀이 처한 상황에 따라, 앞으로 우천 순연경기 발생 여부 등 환경적 요소에 따라 다소 달라질 수 있지만 유희관과 해커는 현재 일정이라면 5차례 정도 선발등판할 수 있다. 남은 경기에서 3승을 추가해야 한다. 빠듯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둘이 경쟁의 시너지 효과를 내면 동반 20승 달성도 불가능하다고 단언할 순 없다.

둘 중 한 명만이라도 20승을 거둬도 의미가 있다. 유희관은 국내투수로는 1999년 정민태 이후 16년 만에, 그리고 좌완투수로는 1995년 이상훈 이후 20년 만에 20승을 따내는 역사를 쓰게 된다. 두산 투수로는 2007년 다니엘 리오스 이후 8년 만이지만, 두산 토종투수로만 따지면 1982년 박철순 이후 33년 만에 대역사를 만들게 된다. 해커는 지난해 밴 헤켄에 이어 2년 연속 외국인투수 20승과 더불어 2007년 리오스까지 포함해 역대 3번째 외국인투수 20승에 도전하고 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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