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 좌절’ 전북 최강희 감독 “아무렇지 않게 다시 시작!”

입력 2015-09-1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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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최강희 감독. 스포츠동아DB

ACL 4강 실패 후 전북의 가장 큰 적, 허탈감·후유증
2011년 우승 좌절 당시와 거의 비슷한 상황 놓여


“정말 아프다. 그런데 아무렇지 않아야 한다!”

전북현대 최강희 감독의 솔직한 이야기다.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선두 전북은 16일 감바 오사카(일본)와의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원정경기에서 2-3의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홈 1차전 0-0 무승부를 포함해 종합 전적 1무1패로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전북의 탈락으로 올 시즌 K리그의 아시아 클럽 정상 도전도 실패로 돌아갔다. K리그 팀들이 챔피언스리그에서 4강 이상의 성적을 내지 못한 것은 2009년 이후 6년만이다.

전북의 올 시즌 최대 목표는 2006년 이후 통산 2번째 챔피언스리그 정복이었다. 2011년 홈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알 사드(카타르)에 우승트로피를 내준 전북은 4년 전과 거의 비슷한 처지에 몰렸다. 정규리그와 챔피언스리그 동반 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몰이를 하다 그 중 가장 큰 한 마리를 놓쳤기 때문이다.

어느 때보다 씁쓸했던 귀국길에 만난 최 감독도 2011년을 되새겼다. “후유증이 가장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알 사드에 패했을 당시 선수단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정상을 목전에 두고 내려앉았다는 허탈감에 브라질 공격수 에닝요는 구토 증세는 물론 식욕저하 증세까지 보여 의무팀의 우려를 샀다. 감바 오사카를 상대로 한 2경기에서 ‘맨 마킹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로 제 몫을 한 최철순이 “밥도 못 먹고 컨디션 난조를 호소하는 동료들이 많아질 수 있다”며 걱정한 것과 같은 현상이다.

“중앙 미드필더 정훈이 부상으로 (오사카 원정에) 동행하지 못했고, 2-2 동점 이후 미흡한 수비전환, 적절한 타이밍의 시간지연행위 실패 등 돌이켜보면 모든 부분들이 안타까웠다”던 최 감독은 “무엇보다 내가 무능해 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아쉬워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계속 상실감에 젖어있을 틈이 없다. 2015시즌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전북은 정규리그 2연패를 목표로 하고 있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내년을 다시 기약하면 된다. 최 감독은 “아픔도 이겨내고, 위기도 극복해야 진짜 강팀이다. 다행히 우린 그런 능력을 충분히 갖췄다. 봉동(클럽하우스)으로 돌아가면 나부터 아무렇지 않은 척 밝은 표정을 지을 거고, 아무렇지 않게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 기회는 또 오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승점 62(19승5무6패)로 2위 수원삼성(승점 54)을 넉넉히 따돌리며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전북은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꼴찌 대전 시티즌(승점 12)과 정규리그 31라운드 홈경기를 펼친다. 특히 수원이 19일 홈에서 5위 FC서울(승점 45)과 부담스러운 슈퍼매치를 치를 예정이라, 전북은 수원-서울전의 결과를 지켜본 뒤 승점 관리를 염두에 둔 선수단 운용을 결정할 수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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