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과 비교해본 ‘2년 연속 50홈런’

입력 2015-09-2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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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박병호가 기록한 2년 연속 50홈런은 메이저리그의 베이브 루스와 켄 그리피 주니어, 일본프로야구의 오치아이 히로미스처럼 전설적 강타자들에게만 허락됐던 대기록이다. 스포츠동아DB

루스·그리피 jr·오치아이 그리고 박병호


약물논란 맥과이어·소사·A 로드 빼면
ML서 2명·일본서도 2명 뿐인 대기록

넥센 박병호(29)는 21일 마산 NC전에서 시즌 50호 홈런을 터트려 지난해(52홈런)에 이어 2년 연속 50홈런의 위업을 달성했다. KBO리그 역대 최초다.


2년 연속 50홈런은 한국보다 역사가 깊고 경기수가 많은 메이저리그(ML)와 일본프로야구에서도 보기 드물다. 140년 역사의 ML에선 지금까지 5명만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2001년 73홈런으로 시즌 최다홈런 신기록을 작성한 배리 본즈도 2년 연속 50홈런은 작성하지 못했다.

베이브 루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역대 최초의 선수는 ‘전설의 홈런왕’ 베이브 루스다. 뉴욕 양키스 시절이던 1920년 54홈런을 친 뒤 1921년 59홈런을 날렸다. 이어 1927년 60홈런의 벽을 넘은 뒤 1928년 54홈런을 때려 생애 2번째 2년 연속 50홈런의 역사를 썼다. 1920년대까지 50홈런은 4차례 나왔는데, 모두 루스가 달성했을 만큼 홈런에 관한 한 독보적 존재였다.

한해는 반짝해도 2년 연속 50홈런은 루스 외에는 누구도 다가서지 못하는 신의 영역처럼 여겨졌다. 그러다가 ‘약물의 시대’로 얼룩져 있는 1990년대 후반부터 4명이 추가됐다.

켄그리피 주니어.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마크 맥과이어가 오클랜드 시절이던 1996년 52홈런을 시작으로 세인트루이스로 이적한 1997년 58홈런, 1998년 70홈런, 1999년 65홈런을 날리며 4년 연속 50홈런을 달성했다. 그리고 켄 그리피 주니어가 시애틀 시절이던 1997년과 1998년 56개씩의 홈런을 날렸고, 새미 소사가 시카고 컵스 유니폼을 입고 1998∼2001년 4년 연속 50홈런을 뛰어넘었다.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텍사스로 이적한 2001년과 2002년 역대 5번째 2년 연속 50홈런 달성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맥과이어, 소사, 로드리게스는 금지약물 복용으로 기록에 흠집이 나 있다. 기록의 순수성으로 볼 때 2년 연속 50홈런은 사실상 루스와 그리피 주니어만 인정을 받을 수 있다.

약물의 시대를 지나면서 최근에는 한 시즌 50홈런 타자도 희귀해졌다. 지난해 최다홈런은 넬슨 크루스(시애틀)의 40개였고, 올해는 22일(한국시간) 현재 크리스 데이비스(볼티모어)의 43개다. 그러나 크루스는 2013년, 데이비스는 지난해 금지약물 복용으로 징계를 받았던 타자들이다.

전 주니치 오치아이 히로미스 감독. 스포츠동아DB


80년 역사의 일본프로야구에선 2명뿐이다. 전 주니치 감독 오치아이 히로미스가 롯데 시절이던 1985년과 1986년 각각 52홈런과 50홈런으로 2년 연속 대기록을 수립했다. 이어 세이부의 알렉스 카브레라가 2002년 55홈런∼2003년 50홈런으로 뒤를 이었다.

박병호의 2년 연속 50홈런은 KBO리그에서 당분간 누구도 범접하지 못할 위대한 기록으로 남을지 모른다. 우리는 지금 역사의 현장에 서 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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