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정우람. 스포츠동아DB
SK는 투수 정우람(30) 윤길현(31) 채병용(33)과 포수 정상호(33), 내야수 박정권(34), 외야수 박재상(33) 등 내부 프리에이전트(FA) 6명과의 협상을 기다리고 있다. 이 중 가장 절박하게 잡아야 할 1순위가 좌완 셋업맨 정우람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지난해 최정(28·4년 총액 86억원) 계약 때만큼 절실하다”는 내부기류가 읽힌다.
정우람의 잔류 여부와 조건에 따라 나머지 FA들도 영향을 받는 구조다. 정우람을 잡는다는 전제 하에 SK의 ‘2번째 FA’는 박정권일 가능성이 높다. 현재 SK의 전력 구성에서 박정권을 대체할 1루수 자원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박정권은 SK 타자 중 2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유일한 선수다. 1루 수비도 좋고, 큰 경기에 강한 이미지도 있다. 다만 이제 30대 중반의 나이에 접어들고, 타격 기복이 심해 SK를 고민케 하고 있다. 1루수가 별로 아쉽지 않은 FA 시장 상황도 박정권에 불리한 요소다.
정상호는 포수라는 희소성에서 점수를 따고 들어간다. 정상호가 없으면 이재원(28)의 수비부담이 커진다. 그러나 올 시즌 기대치를 밑돈 성적(타율 0.254·12홈런·49타점)이 발목을 잡는다. SK가 육성으로 내년 시즌 팀 좌표를 잡은 것도 정상호에게는 달갑지 않다.
우완 셋업맨 윤길현은 정우람과 일정 부분 보직이 겹친다. 그러나 스타일이 다르다는 점에서 보완적일 수 있다. SK가 부상 경력과 투지 사이에서 어디에 더 무게를 둘지도 포인트다.
이들 외에 채병용, 박재상까지 전원이 SK에서 지명을 받아 FA까지 된 프랜차이즈 선수들이다. 그러나 일생일대의 대박 기회 앞에서 ‘충성도’는 후순위일 수밖에 없다. SK 관계자는 “협상 막판에나 잔류 여부가 결정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