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김용국 코치의 ‘나바로 빙의 소감’ 폭소

입력 2015-12-0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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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서울 양재동 TheK호텔에서 ‘2015 골근글러브 시상식’이 열렸다. 삼성 김용국 코치가 나바로를 대신해 골든글러브 2루수 부문을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나바로 꿈에 나타나 감사하다고 전해”
대리수상은 재미없다는 고정관념 깨


시상식에서 대리수상만큼 김빠지는 일도 없다. 주인공의 감격적인 표정과 육성을 실시간으로 목격하는 시상식을 보는 가장 큰 재미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8일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대리수상은 재미없다’는 고정관념이 완전히 깨졌다. 대리수상의 혁신(?)은 삼성 2루수 야마이코 나바로(29)를 대신해 상을 받은 삼성 김용국 수비코치(사진)에 의해 이뤄졌다.

대리수상 직후 김 코치는 별 말 없이 무대를 내려갈 듯했는데, 사회자가 대리소감을 부탁하자 의외의 반전이 나왔다. “선수생활 11년을 했는데 (아무 상도 못 받다가) 대리수상까지 하게 됐다”고 자신의 소감을 밝혀 좌중을 웃기기 시작했다. 이어 김 코치는 “5일 밤 꿈에 나바로가 나타났다. 나바로가 한국말을 못하고 나도 스페인어를 못하지만, 2년간 함께 하니까 대충은 알아듣겠더라. 첫째로 ‘기자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초반 성적이 안 좋았는데 계속 기용해주신 류중일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전하더라. 그리고 ‘코칭스태프에게도 사랑한다’고 꿈에서 전하더라”고 능청스럽게 말했다.

꿈을 빙자한 김 코치의 ‘나바로 빙의 수상소감’은 계속 이어졌다. “나바로가 꿈에서 선수들 얘기도 많이 했는데, 승짱(이승엽)과 박석민은 내가 알아듣겠더라. ‘둘이 보고 싶다’고 전하더라. 꿈에서…”라고 긴 대리수상소감의 끝을 맺었다. 김 코치는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요즘 장안의 유행인 ‘∼라고 전해라’를 연상시키는 소감이라 더 큰 폭소를 자아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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