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창단 첫 골든글러브 주인공은 유한준

입력 2015-12-0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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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서울 양재동 TheK호텔에서 ‘2015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열렸다. kt 유한준이 골든글러브 외야수 부문을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소속팀 바뀐 황금장갑의 역사

골든글러브 수상 땐 현 소속팀 표기
1993년 김광림·한대화 역대 첫 사례


‘활약은 이곳에서 하고 감투는 저곳에서 쓰고….’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12월에 펼쳐지기 때문에 소속팀 표기를 놓고 종종 어색한 장면을 연출한다. 시즌 동안 몸담고 활약한 팀은 따로 있는데, 시즌 후 다른 팀으로 이적하면서 생기는 해프닝이다.

2015년 시상식에서도 외야수 부문의 kt 유한준과 3루수 부문의 NC 박석민이 이런 장면의 주인공이 됐다. 유한준은 올 시즌 넥센에서 활약했지만 시즌 후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은 뒤 kt로 이적했다. 박석민은 삼성의 3루수 터줏대감이었지만, 역시 FA 자격 취득 후 NC 유니폼을 입었다. 이들은 수상소감에서 전 소속팀에 대한 감사와 현 소속팀에 대한 인사를 함께 했다.

역대 최초의 사례는 1993년 김광림과 한대화였다. 당시 OB 유니폼을 입고 활약한 김광림은 시즌 후인 11월 23일 쌍방울로 트레이드됐고, 12월 4일에는 해태의 간판타자였던 한대화도 LG로 트레이드됐다. 그리고는 12월 11일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김광림은 외야수 부문 2위로 생애 첫 황금장갑을 품에 안았다. 한대화는 7년 연속 3루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당시로는 역대 최다 수상자가 됐다. 그러나 김광림은 OB가 아닌 쌍방울 소속으로, 한대화 역시 해태가 아닌 LG 소속으로 황금장갑을 끼었다.

당시에는 이런 전례가 없었기에 소속팀에 대한 유권해석을 두고 갑론을박이 일었다. 결국 트레이드된 선수에게 전 소속팀을 표기하는 것도 어색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어 현 소속팀으로 표기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이후 1999년 LG 포수 김동수가 시즌 후 FA로 삼성으로 이적해 황금장갑을 받고, 2004년 현대에서 뛴 박진만도 FA로 삼성으로 이적한 뒤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았다. 당시 현대 김재박 감독은 유격수 부문 시상자로 나서서 어색하게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이라고 호명한 뒤 무대에 오른 애제자에게 상을 주지 않으려는 시늉을 해 시상식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2008년 지명타자 홍성흔은 두산에서 롯데로, 2013년 2루수 정근우는 SK에서 한화로 FA 이적을 하면서 새 팀에서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올해 박석민과 유한준까지 총 8명이 바뀐 소속팀으로 황금장갑을 끼게 됐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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