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 “올해는 수고만 했다”

입력 2015-12-1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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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주가 11일 중국 하이난 하이커우의 미션힐스 골프장에서 열린 2016시즌 KLPGA 투어 개막전 현대차 중국여자오픈 1라운드 경기를 끝낸 뒤 클럽하우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2015년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제공|KLPGA

■ 되돌아본 LPGA 첫 시즌

“프로 데뷔 후 가장 아쉬움 많이 남는 해
첫 우승 때도 완벽하다는 느낌 못 받아
내년에는 전력질주…올림픽 꼭 나갈 것”


“거울 속에 비친 나를 바라보면서 ‘올 한해도 수고했다’며 격려해요.”

김효주(20·롯데)에게 2015년 겨울은 그리 따뜻하지만은 않다. 1년 전, 그는 이맘 때 정신이 없었다. 밀려드는 인터뷰 요청은 물론 각종 시상식에 참석하느라 눈코 뜰 새가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조금 한가하다. 데뷔 4년차.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 첫 시즌을 보낸 김효주가 2015년을 돌아봤다.


“프로 데뷔 후 가장 힘든 한해”

2012년 10월 프로로 데뷔한 김효주는 2013년 KLPGA 신인왕을 거쳐 2014년 국내 여자골프를 평정했다. KLPGA 투어에서 5승, 미 LPGA 투어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으로 ‘월드스타’로 발돋움했다. 그리고 올해 정식으로 미 LPGA 투어에 데뷔했다. 기대가 컸다. 그러나 김효주가 받아든 성적표는 단 1승에 그쳤다.

“1년이라는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간 것 같다. 약 280일 정도를 투어 현장에서 보냈는데 돌아보면 수고만 했던 한 해였다.”

LPGA라는 큰 무대로 옮겼지만 처음부터 거창한 목표를 세운 건 아니었다. 국내에서 프로로 데뷔했을 때도 그랬지만 첫해는 경험을 쌓자는 마음이었다.

“애초 LPGA 투어로 진출하면서 많은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그저 비행기를 많이 타고 새로운 코스에서 경기해야 한다는 정도 밖에 생각하지 않았다. 말 그대로 올 한해는 경험하자는 생각이 강했고, 가서 부딪혀보자는 생각이 컸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1년이 지났고 벌써 내년 시즌을 준비할 때가 왔다.”

하지만 돌아보니 아쉬움은 크다. 김효주는 “생각했던 것보다 성적이 덜 나온 건 사실이다. 특히 하반기 성적이 저조했다. 그린적중률이나 톱10 피니시율처럼 숫자로 나오는 기록이 조금씩 떨어지면서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게 됐다. 3년 동안 프로로 활동하면서 가장 아쉬움이 많이 남는 한해가 됐다”며 2015년을 마무리했다.


“첫 우승 때도 완벽하지는 않아”

김효주는 2월 태국에서 열린 혼다 타일랜드에서 뒤늦은 시즌을 시작했다. 공식 데뷔전이라는 부담이 컸던 탓인지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김효주는 공동 23위로 첫 대회를 마쳤다. 그러나 이어 싱가포르에서 열린 HSBC위민스 챔피언스에서도 8위를 기록하면서 LPGA 연착륙에 성공했다. 그리고 세 번째 대회에서 첫 우승에 성공했다. 미국으로 무대를 옮겨 처음 치른 JTBC파운더스컵에서 21언더파 267타를 쳐 정상에 올랐다. 역시 김효주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그러나 김효주의 생각은 달랐다.

“솔직히 우승하고 나서도 ‘올해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을 갖지 못했다. 그때도 경기가 잘 된 건 아니었기 때문이다.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니었지만 무엇 하나 완벽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첫 우승 이후 김효주는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몇 번의 우승 기회가 있기는 했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면서 추가 우승에 실패했다.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지만 매번 다른 골프장과 다른 잔디에서 경기하다보니 적응이 쉽지 않았다. 또 국내에서 함께 했던 캐디와 결별 후 외국인 캐디를 고용하면서 약간 엇박자를 보이기도 했다.


● “올림픽까지 전력질주 할 것”


김효주의 내년 목표는 확실해졌다. 8월 예정돼 있는 2016리우올림픽이다.

아마추어 시절 국가대표로 활동했던 그는 태극마크의 의미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일까. 올림픽 출전에 대해 몇 번이나 “꼭 나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쉴 틈이 없다. 또 경쟁이 치열하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올림픽 출전권은 세계랭킹 순(60위)으로 결정된다. 그러나 15위 이내에선 국가별 최대 4명으로 제한한다. 현재 김효주는 세계랭킹 9위로 박인비(2위), 유소연(5위), 김세영(7위), 양희영(8위) 다음이다.

김효주는 “내년에는 눈에 불을 켜고 전력질주를 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가슴에 꼭 태극기를 달고 싶다. 올림픽이라는 무대에 꼭 나가고 싶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김효주는 23일 태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올해는 국내 대회에서 5차례 출전했지만 내년에는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LPGA 투어에 집중할 생각이다. 7월 올림픽 출전이 결정될 때까지는 쉬지 않고 달려가겠다는 게 김효주의 계획이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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