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만수 KBO 육성부위원장(전 SK 감독)은 지난해 말부터 야구 불모지 라오스에 야구를 전파했다. 1년의 노력 끝에 한국 정부의 라오스 야구 지원이라는 성과까지 얻었다. 이 부위원장이 라오스에서 선수들에게 타격 지도를 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1년전부터 라오스 오가며 야구 보급·전도
양국, 용품지원·코치파견 MOU체결 결실
1년 전 야구 불모지에 뿌린 씨앗이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이만수 KBO 육성부위원장(전 SK 감독)이 시작한 ‘야구 전파’가 한국과 라오스 외교당국의 MOU(양해각서) 체결로 이어졌다.
이 부위원장은 27일 ‘대한민국 외교부와 라오스 외교부가 MOU를 체결했다. 대한체육회 산하 대한야구협회에서 라오스 교육체육부로 1600만원 상당의 야구용품을 지원하고, 내년 정식으로 라오스 야구단에 코치를 파견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지난해 12월 SK 사령탑에서 물러난 뒤 라오스를 방문해 야구라는 스포츠를 처음 전파하기 시작한지 1년 만에 외교 지원까지 이끌어낸 것이다.
이 부위원장은 28일 “정말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가능했던 일이다. 감사드린다. 야구팬 분들도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주시고 야구용품을 보내주셨다. 또 박현우 코치가 행정적인 일로 많이 고생했다. 고마운 분들이 많다”며 활짝 웃었다.
이 부위원장과 라오스의 인연은 지난해 말 시작됐다. 2013년 라오스에 있는 지인이 “야구를 보급하고 싶은데 도와달라”고 연락했을 때는 거절했다. 선수 시절 소련에 야구를 보급하겠다고 해서 도와줬는데, 그쪽에서 잠적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조심스러웠다. 그래도 계속된 부탁에 이 부위원장은 야인이 된 뒤 라오스로 떠났다.
난생 처음 가본 라오스, 운동화 없이 맨발로 흙바닥에서 뛰어도 즐겁기만 한 아이들을 보면서 ‘야구 전도사’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필립 질레트가 100여 년 전 야구를 보급해 세계 정상으로 우뚝 선 한국야구의 모습도 떠올랐다. 그는 “처음에는 가르칠 사람이 없어서 내가 직접 공도 던지고, 펑고도 쳐주고 함께 했다. 올해도 봄과 가을에 한 번씩 라오스를 다녀왔다. 내년에도 2∼3번 가볼 생각이다. 자주 가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당장 내년 1월 중순 라오스로 출국한다. 다음달 29일부터 31일까지 ‘제2회 한국&라오스 친선야구대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참가신청을 통해 한국 사회인야구 5개 팀, 그리고 이 부위원장이 사령탑을 맡은 라오스 최초 야구단 라오J브라더스가 리그를 치른다. 이 부위원장은 선수들 지도뿐 아니라, 대회 운영도 해야 한다며 벌써부터 분주하다.
그의 활약으로 라오스 현지에서 한국야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부위원장은 “요즘 세대들이 젊어서 그런지 인터넷을 통해 모든 걸 다 본다. 현지에서도 TV와 인터넷으로 야구를 접할 수 있게 해놨더라. 우리나라의 한국시리즈도 다 보더라”고 말했다. 라오스의 야구 보급은 단순한 원조를 넘어, ‘한국야구의 세계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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