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양현종 자존심 살렸다

입력 2016-01-1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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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는 12일 에이스 양현종과 프리에이전트(FA)가 아닌 선수의 연봉 중 역대 최고액(2015시즌 두산 김현수)과 같은 7억5000만원에 2016년 연봉재계약을 마쳤다. 지난해 4억원에서 87.5% 오른 액수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연봉 7억5000만원…비 FA 최고대우

지난해 연봉보다 3억5000만원 인상
시즌 후 FA 감안 확실한 에이스 대우


고액 연봉자의 연봉은 고과만으로 결정하기 어렵다. 인상이든 삭감이든, 그가 지닌 상징성을 고려해야 한다. KIA가 명실상부한 에이스로 자리 잡은 좌완 양현종(28)에게 ‘비FA(프리에이전트)’ 최고 연봉인 7억5000만원을 안기며 확실한 예우를 했다.

KIA는 12일 양현종과의 연봉협상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4억원에서 87.5% 오른 7억5000만원에 재계약했다. 지난해 김현수(볼티모어)가 두산에서 받은 역대 비FA 최고액과 동일한 금액이다.

양현종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과 일찌감치 연봉협상을 마무리하고 지난달 28일 결과를 발표했던 KIA는 신혼여행을 다녀온 양현종과 1월 초 첫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구단이 제시한 금액은 7억5000만원. 양현종은 “생각해보겠다”고 화답하며 좋은 분위기에서 자리를 마쳤고, 며칠 뒤 구단의 제시액에 그대로 사인했다.

7억5000만원이라는 액수에는 고과 외에 복합적 요소가 전부 고려됐다. 이 중에서도 가장 컸던 것은 ‘에이스의 상징성’이다. 양현종은 2014년 개장한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홈 개막전에 선발투수로 나섰고, 지난해에는 개막전 선발이었다. 지난해 개막전 선발투수 중 유일한 토종투수이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비FA 최고액에 도전하는 SK 김광현과 삼성 최형우(이상 2015년 연봉 6억원)가 아직 남아있지만, 전년도 연봉 4억원이었던 양현종에 대한 이 같은 연봉 인상은 확실한 예우임이 분명하다.

양현종은 순식간에 팀내 연봉 2위로 올라섰다. 이범호(6억5000만원)와 김주찬(5억원)을 앞질렀다. 올해 마무리에서 선발로 돌아오는 윤석민이 12억5000만원으로 1위인데, 양현종을 제외하면 모두 FA 계약을 통해 얻은 고액 연봉이다.

광주 동성고를 졸업하고 2007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KIA에 입단한 양현종은 고향팀에서만 뛰어온 프랜차이즈 스타다. 2009년(10승)과 2010년(16승)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올린 뒤 부상과 부진으로 주춤했지만, 2014년(16승)과 지난해(15승) 다시 에이스의 가치를 입증했다. 지난해에는 방어율 1위(2,44)로 생애 첫 개인 타이틀도 따냈다. 계속되는 ‘타고투저’의 흐름 속에 유일한 2점대 방어율을 기록했다.

이제 양현종의 시선은 올 시즌 종료 후 새로운 도전으로 향한다. FA 자격을 얻은 뒤 다시 해외 진출을 타진할 수 있다. 국내 잔류 시에는 팀 동료이자 절친한 선배인 윤석민(4년 90억원)이 갖고 있는 ‘투수 FA 최고액’ 기록을 경신하고, FA 100억원 시대를 열 가능성이 높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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