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감독 “새 용병들? 마음이 무겁다” 한숨

입력 2016-02-2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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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태형 감독은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외국인 투수 마이클 보우덴(왼쪽)과 타자 닉 에반스에 대해 “신인선수 같다. 왜 저렇게 긴장하나?”라며 직설적으로 질타했다.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4번타자 에반스 연습경기 2경기 내리 삼진에 실책
선발투수 보우덴 오릭스전 등판 2이닝 3실점 부진
김태형 감독 “신인 같다. 저렇게 긴장하나?” 실망


두산 김태형 감독은 심리 상태가 얼굴에 드러나는 편이다. 25일 일본 미야자키 소켄구장에서 열린 오릭스와의 평가전에서 1-5로 패한 직후, 김 감독의 표정은 굳어있었다. 단순히 패배가 못마땅해서가 아니라 “외국인선수와 어린선수들의 패기가 부족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선발등판한 마이클 보우덴(30)과 4번타자 닉 에반스(30)에 대해 “신인선수 같았다. 저렇게 긴장을 하나? 평가전 3경기를 지켜봤는데 마음이 무겁다”라고 직설화법을 감추지 않았다.

에반스는 24일 소프트뱅크와의 평가전에서 3연타석 삼진을 당한 뒤 교체됐는데 25일 오릭스전에서도 무기력했다. 3타수 1안타를 쳤지만 또 삼진을 당했다. 선구안과 스윙궤적이 아직 정립되지 않은 듯한 상태다. 오히려 에반스와 교체된 오재일이 8회 팀의 영패를 모면하게 해주는 홈런을 터뜨려 대비를 이뤘다. 이날 1루수로 선발출장한 에반스는 1회 무사 3루에서 평범한 땅볼을 가랑이 사이로 빠뜨려 선취점을 내주는 엉성한 수비까지 보여줬다. 선발투수 보우덴은 어이없는 실책에 맥이 빠졌는지 추가 2실점하며 1회에만 3실점했다. 김 감독은 평가전부터 삼진이 쏟아지는 에반스를 두고 “스윙이 너무 크다. 지금은 가만히 지켜보고 있는데 타이밍이 되면 얘기를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두산은 KIA 브렛 필과 비슷한 스타일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에반스를 택했다. 필은 전훈 평가전과 시범경기까지 함량미달처럼 비쳐지다 시즌에 들어가자 위협적 타자로 변했는데 에반스도 그런 반전을 써낼 수 있을지, 두산은 조마조마하다.

보우덴 역시 이날 2이닝 3안타 1볼넷 1폭투 2삼진 3실점으로 기대를 밑돌았다. 당초 3이닝 투구가 예정됐지만 투구수(43구)가 많아 2이닝 만에 내려갔다. 결과보다 구위가 밋밋하고 투쟁심을 보여주지 못한 데 김 감독은 실망한 눈치였다. 지난해 ‘용병농사’가 대흉작이었음에도 두산은 토종선수의 힘으로 우승을 일궜다. 그러나 그런 요행이 2년 연속 일어나긴 어렵다. 김 감독의 짙은 실망에는 두 외국인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미야자키(일본)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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