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양훈. 스포츠동아DB
연습경기 7이닝 동안 1볼넷
“목표는 풀타임과 150이닝”
양훈(30)은 2016시즌 넥센 선발진의 키플레이어다. 20승투수 앤디 밴 헤켄(세이부)이 떠나 헐거워진 선발진을 일으켜 세워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일찌감치 양훈을 올 시즌 3선발로 점찍었다. 로버트 코엘로와 라이언 피어밴드의 뒤를 받쳐줘야 한다. 조상우(팔꿈치 부상)의 이탈까지 겹쳐 넥센의 확실한 토종 선발은 양훈이 유일하다.
양훈은 지난해 4월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에서 넥센으로 이적했다. 투수진이 약한 넥센으로선 양훈의 합류가 천군만마와도 같았다. 지난해 막판 선발로 돌아선 뒤 3경기에서 1승1패, 방어율 1.04의 호투를 선보였다. 준플레이오프 2경기에서도 11.2이닝 4자책점(방어율 3.09)으로 선전했다. 2016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했다.
양훈은 미국 애리조나,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을 통해 착실히 올 시즌을 준비했다. 등번호도 기존 36번에서 1번으로 바꿨다. “공격적인 투구를 하라”는 염 감독의 주문을 실천에 옮겼다.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7이닝 동안 볼넷을 하나만 허용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오키나와에서 만난 양훈은 어느 때보다 밝은 목소리로 올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넥센에서 치르는 첫 캠프다. 이전과 어떻게 다른가.
“지난 시즌을 통해 넥센에 충분히 적응하고 캠프에 왔다. 선발투수 보직을 받고 왔다는 점이 이전과 다르다. 솔직히 말해 잘해야 할 시기는 지났다. 그래서 무조건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
-등번호를 36번에서 1번으로 바꿨다.
“36번보다 1번이 좋다. 특별히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마침 (손승락의 롯데 이적으로) 1번이 비어 있었다. 36번이 조금 어색하기도 했다. 1번은 학창시절에도 달아보지 않았던 번호다.”
-토종 에이스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감독님께서 충분히 시간을 주셨으니, 무리하지 않고 계획대로 준비할 수 있어서 좋다. 보직이 정해져 있지 않았다면,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했을 것이다. 시간이 많다고 나태해지는 것이 아니라 더 착실하게 준비할 수 있다. 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확실히 준비하겠다.”
-책임감도 더 커졌을 것 같다.
“선발투수라면 항상 길게 던져줘야 한다는 책임감이 필요하다. 그래야 계투진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
-적정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나.
“다들 살이 빠진 것 같다고는 하더라. 사실 4~5㎏정도 쪘다. 체중은 항상 100㎏ 초반을 유지했다. 한화 캠프 때 처음 뺐던 것이다. 이제는 적정선에서 유지하려고 한다. 지금 투구 밸런스는 문제없다. 살을 빼도 단계적으로 빼면 괜찮다.”
-특별히 가다듬은 구종은.
“기존 레퍼토리에서 추가하지는 않았지만, 커브에 신경 많이 쓴다. 커브로 카운트 잡는 연습을 하고 있다. 다른 변화구들은 괜찮은데 커브 제구가 어렵다. 결정구는 골고루 던진다. 한 가지 구종에 치우치기보다 전체적으로 잘 던지게끔 해야 한다. 지난해에도 포수 (박)동원이가 리드를 잘해줬다.”
-올 시즌 목표는.
“풀타임 선발투수와 150이닝이다. 내 로테이션을 빼먹지 않고 다 던진다는 뜻이다. 또 아직 150이닝 이상 던져본 적이 없어서 올해는 꼭 해보고 싶다. 사실 방어율 5~6점대에 10승을 해도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닝이터가 가장 좋다. 매번 5이닝 던지고 승리투수가 되곤 했는데, 긴 이닝을 던지고 내려올 때 가장 마음이 편하고, 내 몫을 했다는 느낌이 든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