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기자회견에 참석한 강수연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과 개막작 ‘춘몽’의 주연배우 한예리, 연출자인 장률 감독(왼쪽부터). 김민성 기자 marinboy@donga.com
영화계 보이콧 등 내홍 봉합 촉각
영화계의 집단 보이콧 상황에 직면했던 부산국제영화제가 2년여의 우여곡절을 딛고 10월6일 개막한다. 영화제 측은 “화합하는 영화제를 만들어 훼손된 위상을 새롭게 복원하겠다”고 다짐했다.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과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6일 서울 소공동 프레지던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1회를 맞는 올해 영화제의 성공적인 개최를 약속했다.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2년간의 성장통은 지난 20년을 돌아보는 기회였다. 21회를 맞는 올해는 향후 20년을 모색하고 아시아와 한국영화의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는 영화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10월15일까지 부산시 일대에서 열리는 영화제에는 총 69개국에서 초청된 301편이 소개된다. 이 가운데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영화가 총 96편이다. 개막작은 장률 감독이 연출한 ‘춘몽’이다. 배우 한예리와 영화감독 양익준, 윤종빈, 박정범이 주연한 흑백영화다. 폐막작은 이란 영화 ‘검은 바람’이 선정됐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세계 영화인의 연대를 확인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특히 아시아 영화 거장들이 진행하는 특별대담 ‘아시아영화의 연대를 말한다’에는 이창동 감독과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대만의 허우 샤오시엔이 참여한다. 이 밖에도 일본 배우 와나타베 켄, 오다기리 조를 비롯해 영화 ‘위플래쉬’의 주인공 마일즈 탤러가 부산을 찾는다. 한국영화도 있다. 최근 화제를 모은 ‘아가씨’와 ‘곡성’, ‘덕혜옹주’, ‘밀정’은 물론 개봉을 앞둔 ‘죽여주는 여자’, ‘그물’, ‘유타 가는 길’ 등이 소개된다. 배우 김의성과 조민수는 ‘올해의 배우상’ 심사위원을 맡았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정상적인 개최를 기치로 내걸었지만 예년처럼 영화계가 적극적으로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당초 보이콧 선언을 했던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등 9개 단체는 영화제가 ‘독립성과 자율성을 확보하는 정관 개정’을 이룸에 따라 8월 초 재투표를 거쳤다. 그 결과 ‘4개 단체 참석’, ‘4개 단체 불참’, ‘1개 단체 유보’로 의견이 엇갈렸다. 보이콧 전면 철회가 아니기 때문에 한국영화와 영화인의 참여가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영화제를 해야 한다는 생각은 영화계의 공통된 입장”이라며 “100% 만족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계속 대화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