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더스틴 니퍼트-KIA 헥터 노에시-LG 데이비드 허프(맨 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김재호 50억(4년), 나지완 40억(4년) 등 프리에이전트(FA) 시세가 천정부지인 시대에 투타의 핵심 중 핵심인 외국인선수의 가치가 올라가는 것은 일견 자연스럽다. ‘차라리 외국인선수에게 돈을 더 쓰는 편이 합리적’이라는 발상이다. 어설픈 외국인선수를 데려와 대체선수를 구하느라 시간낭비, 돈 낭비를 하느니, 차라리 제대로 된 선수를 잡는 것이 낫다는 생각도 깔려 있다.
KBO리그에서 검증됐지만 거취가 불확실한 외국인선수가 적지 않다. 새로운 거물급 외국인선수가 들어올 수도 있다. 그러나 KBO리그 잔류가 유력한 외국인선수 가운데 현재 몸값 지존 ‘빅3’는 두산 더스틴 니퍼트(35), KIA 헥터 노에시(29), LG 데이비드 허프(32)다.
KBO 공개 연봉에 따르면 니퍼트는 2016시즌 120만 달러를 받았다. 헥터는 170만 달러였다. 그리고 대체 외국인선수로 7월에 들어온 허프는 35만 달러였다.
이 가운데 2016시즌 다승-승률-방어율 3관왕이자 MVP인 니퍼트는 두산의 우승 프리미엄까지 안고 있다. 2015년 연봉이 150만 달러였으니까 이를 상회할 것이 유력하다. 한화 에스밀 로저스(31)의 2016년 최고 연봉(190만 달러)에 필적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니퍼트의 에이전트가 스콧 보라스인 것도 두산에는 부담이다. 그러나 니퍼트의 팀 로열티가 높아서 두산 잔류 자체가 회의적이진 않다.
고액 연봉자의 인상폭이 아주 커지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할 때, 206.2이닝을 소화한 헥터의 최고 연봉 기록이 유력할 수 있다. 200만 달러 선수가 KBO리그에 출현할지 지켜볼 일이다.
허프를 데려오는데 LG가 많은 공을 들인 것 역시 알려진 사실이다. FA 시장 참전에 소극적인 LG의 운영 패턴을 고려할 때, 허프에게 투자를 아끼지 않을 수 있다. 허프 역시 일본야구의 러브콜을 받고 있지만, LG 잔류에 무게중심을 두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한화 윌린 로사리오(연봉 130만 달러), NC 에릭 테임즈(연봉 125만 달러) 등 외국인타자들은 KBO리그 잔류가 불투명하다. 타고투저 리그인 KBO에서 선발의 희소성까지 감안하면, KBO리그 외국인 연봉도 투수 쪽에서 새 기록을 만들 가능성이 농후하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