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 걸린 김태균…내부의 적과 싸우는 韓대표팀

입력 2017-03-0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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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대표팀 김태균. 스포츠동아DB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치르고 있는 한국 대표팀이 ‘내부의 적’과 싸우고 있다. 바로 부상이다.

김태균(35·한화)은 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네덜란드전을 앞두고 목에 담 증세를 호소했다. 이 사실을 밝히지 않고 “후배들에게 부담을 떠넘길 수 없다”며 무리해서 경기에 출전했지만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담은 근육이 갑자기 뭉치는 증상으로 타격에 악영향을 미친다. 회복에도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경기에서 빠질 수 없었다. 김태균은 이번 대회 가장 기대를 모으고 있는 타자다. 그는 2009년 2회 대회에서도 홈런·타점왕에 오를 정도로 맹활약했다. 비록 6일 이스라엘전에서는 3타수 무안타 2삼진, 이날도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이대호(35·롯데)와 중심타선을 잡아줘야 한다. 가장 답답한 건 본인이다. 스스로는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되기 위해 전의를 불태웠지만 부상에 발목이 잡히고 말았다.

대표팀 선수들은 대회를 준비하는 내내 부상과 싸우고 있다. 이미 임정우(26·LG)가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전력에서 이탈했다. 엔트리에 남아있는 선수들도 정상이 아니다. 박석민(32·NC)은 팔꿈치가 좋지 않다. 그는 대회 전 병원에서 주사까지 맞으며 회복에 안간힘을 썼지만 결국 개막전에서는 출전을 하지 못했다. 네덜란드전에서는 7번 3루수로 선발 출장해 호수비에 안타까지 때려냈지만 말 그대로 투혼이었다.

이용규(32·한화)도 마찬가지다. 그 역시 팔꿈치가 좋지 못하다.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을 하면서 타격할 때 통증을 느꼈다. 현재 많이 회복되긴 했지만 잠재적 부상 위험을 안고 뛰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국가대표 안방마님 양의지(30·두산)는 어깨, 김재호(32·두산)는 사구에 맞은 후유증으로 네덜란드전 선발라인업에서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정규시즌에 앞서 열리는 WBC를 위해 일찍 컨디션을 끌어올리다보니 크고 작은 부상이 따라왔다. 김인식 WBC 대표팀 감독은 “이렇게 선수 부상으로 고민해본 건 처음”이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고는 “시즌을 앞두고 있는 선수들을 무리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더 힘들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물론 핑계를 대지 않는 게 프로다. 김 감독도 대회를 앞두고 “이제 실전이니 아픈 것을 잊고 총력을 다해야한다”고 강조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고척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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