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승이 완투승’ 넥센 김성민의 운수 좋은 날

입력 2017-07-02 21: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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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t 위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넥센 선발 투수 김성민이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넥센 김성민(25)에게 2017년 7월2일은 잊지 못할 하루가 될 듯하다. 바로 우여곡절 끝에 KBO리그 데뷔 첫 승리를 거둔 날이어서다. 비록 9이닝을 모두 채우진 않았지만, 기록상으로는 완투승이었다.

김성민은 이날 수원 kt전에 선발등판해 5이닝 동안 75구를 던지며 3안타 1볼넷 3삼진 1실점의 안정된 투구를 펼치며 팀이 5-1로 6회 강우콜드승을 챙기는 데 일조했다. 6회 선두타자 심우준을 번트안타로 출루시킨 뒤 경기장에 폭우가 쏟아져 그대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김성민이 자신의 17번째 등판에서 값진 첫 승을 따낸 순간이었다. 데뷔 첫 승을 완투승으로 장식한 사례는 김성민이 72번째. 1982년 3월28일 OB 박철순과 삼미 인호봉을 시작으로 총 71차례 작성된 바 있다.

5이닝만 소화하고 완투승을 따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순히 운이 좋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이날 김성민의 투구 내용도 크게 흠 잡을 데가 없었다. 경기 후 만난 넥센 불펜포수 양희현은 “경기 전 불펜에서도 김성민의 구위가 좋았다”고 귀띔했다. 이날 김성민의 직구(41개) 최고구속은 141㎞로 그리 빠르진 않았지만, 체인지업(20개)과 슬라이더(9개), 커브(5개)를 적재적소에 섞어 던지며 kt 타선을 제압했다. 2회 넥센 중견수 임병욱의 실책성 플레이에 따른 2루타에서 비롯된 실점을 제외하면, 별다른 위기 없이 편안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1회와 3~4회는 3자범퇴로 마무리했고, 팀이 5-1로 앞선 5회에도 1사 2루에서 정현을 시속 122㎞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하준호를 유격수 땅볼로 잡고 이닝을 마치며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김성민은 올 시즌 신인 2차지명회의 1라운드(전체 6번)에서 SK에 지명됐다. 대구상원고 시절 메이저리그 구단과 스카우트 파동을 겪는 등 야구인생에 위기를 맞았던 그에게 KBO리그 입성은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하는 단계였다. SK에선 10경기에 모두 구원등판해 1홀드, 방어율 6.17을 기록했고, 김택형과 맞트레이드를 통해 넥센으로 이적(5월18일)한 뒤에는 이날 포함 7경기에서 1승, 방어율 2.82(22.1이닝 7자책점)를 기록 중이다.

김성민은 경기 후 “안타가 될 만한 타구도 많았고 위기도 있었지만, 선배들께서 잘 막아주신 덕분에 결과가 좋았다”며 “오늘은 체인지업의 감이 좋았는데, 포수 (박)동원이 형이 잘 이끌어주셨다.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기회를 주신 장정석 감독님께도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장 감독도 경기 후 “선발 김성민이 경기 초반 흐름을 잘 잡으며 호투했다”고 칭찬했다.

수원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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