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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영화마다 새로운 얼굴로 관객들과 만나는 배우 신하균이 이번엔 영화 ‘7호실’을 통해 또 다른 변신을 시도했다. 신하균은 그동안 많은 영화를 통해 관객들을 만났지만, 항상 다른 캐릭터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다. 신인 감독과의 작업을 통해 이전에 없던 느낌의 영화를 선보였다. ‘7호실’은 어떤 새로운 느낌을 가지고 있었을까.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나, 또 뭔가 지금까지 했던 것들하고 조금이라도 새로움이 있는 것들을 선택하는 편이에요. 영화적 재미를 가지고 있어야하고, 그런 것들을 위주로 보고요. ‘7호실’은 영화적인 재미와 장르로 규정할 수 없는 영화예요. 여러 가지 장르가 혼합됐고, 현실을 잘 보여주는 영화로써 차별화가 있었죠. 장르적으로 완성된 영화도 좋지만, 상업 시장 안에서 다른 영화도 존재해야한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이야기도 좋아하는 편이고요. 그래서 감독님을 만난 그날 거의 결정을 한 것 같아요.”
이번 ‘7호실’의 캐릭터도 독특했다. 너무나 현실적인 캐릭터이면서도 영화적인 연출을 통해 풀어내 새로운 느낌을 선사했다. 신하균이 이번 ‘7호실’을 통해 느낀 캐릭터의 매력은 무엇이었을까.
“전체적인 영화의 톤과 영화가 가지고 있는 영화적 재미, 지금 현실을 아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들이 전체적으로 좋았어요. 캐릭터는 현실적이면서도 영화적으로 재밌게 볼 수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고요. 두식(신하균 분)은 감정기복이 심하고, 착하지도 않지만 너무 못된 사람도 아니죠. 이해가 되는 사람이에요. 인물이 이해가 된다면, 영화적으로 표현을 재밌게 하면 되니까요. 상황에 집중을 하다보면 그것 자체가 우스꽝스럽고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거라 생각해서 진솔하게 다가가자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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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호실’ 두식 역할에 신하균이 먼저 캐스팅 되고, 이후에 태정 역에 도경수가 낙점됐다. 두 사람이 영화를 통해 호흡한 것은 이번이 처음. 두식과 태정의 호흡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이번 영화에서 상대 배우로 도경수가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신하균은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영화에서도 잘 표현되지만, 특별히 대사를 하지 않더라도 맑은 눈이 태정과 닮아있고 잘 어울렸죠. 배우들에게 눈은 굉장히 중요해요. 경수 씨가 좋은 배우로서 가지고 있는 것 중에 좋은 게 그게 아닌가 싶어요. 사실 연기라는 게 표현을 통해서도 전달되지만, 눈에 담긴 느낌도 특별하거든요.”
이미 여러 작품을 통해 연기력을 입증받기도 했지만, 전문적인 연기자가 아니기 때문에 편견이 존재했을 수도 있었다. 직접 도경수와 호흡해보기 전과 이후에 신하균의 생각은 어떨까.
“웹드라마 ‘긍정이 체질’을 봤어요. 사실 연기를 잘 한다는 소문도 많이 들었고요. 굉장히 말이 없는, 귀여운 막내 동생 같은 느낌이 있었어요. 현장에서도 그렇고 진중한 친구더라고요. 그러면서 경험이 많지 않은데, 그에 비해서 현장에서 유연하게 잘 대처를 하고 준비를 많이 해왔더라고요. 저는 어렸을 때 그렇게 잘 하지 못했어요. 열심히는 했던 것 같은데 유연하진 못했죠.”
‘7호실’ 속 캐릭터는 현실의 신하균과는 거리가 멀었다. DVD 방 사장이자 빨리 자신의 가게가 팔리길 원하는 세입자, 철저하게 현실적이면서 돈에 허둥거리는 인물이었기 때문. 이런 캐릭터를 이해하기엔 다소 거리감이 있었을 터다.
“주변에 그런 분들이 많아요. 그랬던 분들의 이야기를 들었거나, 뉴스나 시사 프로그램을 보더라도 그게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니까 간접적으로 알고 있던 것 같아요. 사실 권리금이 어떻고, 보증금 이런 문제는 잘 몰라요. 그냥 많은 자영업자들이 있고 퇴직하신 분들이 그 세계에 들어오셨다가 많이 힘들어하시고 폐업하시는 경우도 많이 봤죠. 근데 부동산 업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그런 대사들은 입에 잘 안 붙더라고요. 그게 익숙한 말이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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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이기 때문에, 다음 작품 또한 기대를 모으게 한다. 그의 다음 작품에서는 또 어떤 신선한 캐릭터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야기나 캐릭터가 저에게 새롭게 다가오고, 관객들에게 새로움을 줄 수 있으면 좋죠. 내일 일은 모르는 것 같아요. 저에게는 어떤 인연이 다가올지, 어떤 작품을 하게 될지 몰라요. 막연히 기다릴 뿐이죠. 전 배우가 쉬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계속해서 표현하고, 꾸준히 고민하면서 같이 관객들과 호흡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정말 쉬지 않고 달려온 그였다. 매 해 작품을 통해 관객들과 만났고,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넘나들며 다양한 모습으로 대중과 소통했다.
“가끔 일이 없고 쉬다보면 ‘이러다가 날 안 찾는 거 아닌가’ 생각을 하기도 해요. 근데 그건 찰나의 고민이고, 작품을 하기로 한 다음부터 엄청난 고민들이 쌓이죠. 제가 맡게 된 인물이 어떤 인물일지 생각하고, 어떻게 접근을 해야 저와 접점을 찾을까 고민해요. 동질감을 느끼고 공감하는 정서가 있고 감정이 있으면 접점을 찾아서 영화적인 표현들을 하는 게 연기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같은 캐릭터라도 어떤 배우가 하냐에 따라서 다를 수가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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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데뷔 20년. 쉼 없이 달려온 신하균이 자신의 연기 생활을 돌이켜보면 어떤 느낌이냐는 질문에 “저는 뒤는 안 돌아봐요”라는 뜻밖의 대답을 내놓았다.
“어제 일도 생각을 잘 안 하는 편이에요. 돌이켜보고 싶지 않아서요. 아마 연기를 그만 뒀을 때 생각해보지 않을까요. 체력이 떨어지고 아무도 안 찾을 때요(웃음). 그때까지는 안에 있는 모든 걸 끄집어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해야겠죠. 언제가 마지막일지 모르겠지만 능력치를 최대한 발휘하려고 노력할 거예요. 나중에 후회하지 않게, 놓치고 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을지 몰라도 노력을 안 하고 게을리 해서 후회하고 싶지는 않아요.”
마지막으로 신하균은 어떤 배우로 남고 싶은 지 물었다.
“좋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좋은 배우가 뭔지 사실 잘 모르겠지만, 관객들에게 연기한 작품이 좋은 기억으로 남길 바라죠. 조금씩 나아지는 연기, 완성도 있는 작품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새로운 신선함도 주고 싶고요. 근데 그게 저만 좋자고 하는 건 아니고, 많은 분들에게 보여드리자고 하는 거죠. 규정되어지지 않고, 작품을 볼 때마다 그 안의 캐릭터로 남고 싶어요. ‘7호실’을 보신 분들은 두식으로, 다른 영화에서는 다른 인물로요. 저라는 사람에 대해서는 기억을 안 하셨으면 좋겠어요. 작품 안에 인물로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죠.”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