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 사태 방향타 쥔 3大 변수, 이장석의 선택은?

입력 2018-06-0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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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석 전 대표. 스포츠동아DB

넥센 히어로즈 구단을 둘러싼 추문은 여럿이지만 본질은 하나다. 경영권을 누가 쥐느냐다. 이장석 전 대표는 어떻게든 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는 데 사활을 건다. KBO가 직무정지, 영구제명 등 어떤 징계를 내리더라도 대주주 신분만 유지할 수 있다면 구단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 시간이 흐르면 평가는 또 다시 바뀔 수도 있다. 그러나 구속 상태인 이 전 대표가 원하는 시나리오로 가려면 넘어야 할 큰 산이 가로놓여 있다.


● 변수 1: 유상증자 현실화될까?


경영권 다툼의 핵심은 유상증자다. 이 전 대표는 약 300억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서 자기 지분을 늘려 ‘적대세력’으로부터 경영권을 지키려 한다. 유상증자 예정일은 이달 14일이다. 그러나 이 전 대표의 반대파가 이를 좌시할 리 없다.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신청을 해놓은 상태로 알려졌다. 유상증자를 저지하면 홍성은 레이니어그룹 회장이 히어로즈 구단 지분 40%를 가져갈 수 있다. 이러면 대주주가 바뀐다. 일정상, 가처분 신청은 14일 이전에 결판지어야 한다. 히어로즈 야구단의 운명을 결정짓는 판결이 될 터다.


히어로즈 이장석 전 대표. 스포츠동아DB


● 변수 2: 이 전 대표는 ‘200억 실탄’을 어떻게 마련할까?


설령 유상증자가 진행되더라도 숙제는 남는다. 약 300억원의 증자금액 중 이 전 대표 지분이 67%에 달한다. 다시 말해 대략 200억 원 정도를 이 전 대표가 책임져야 된다는 얘기다. 이 전 대표가 히어로즈 구단에 추가로 200억을 넣는다는 것은 인생을 건 베팅을 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절대 야구단을 놓지 않겠다는 뜻이다. 관건은 어디서 그 큰 돈을 마련하느냐다. 이 전 대표의 개인 돈일지, 친척 등 지인에게 빌릴지, 대출을 받을지, 새로운 메인스폰서와 연계를 시킬지, 구체적 방법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유상증자를 강행하는 정황을 고려할 때, 이 돈을 마련할 자신이 있다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 변수 3: KBO의 벌금 징계에 어떻게 대응할까?


마지막 중대변수는 뒷돈 트레이드 벌금 환수 여부다. 총액이 131억5000만원에 달한다. 형식적 자진신고 이전에 밝혀진 6억원에 관해 KBO는 전액 환수 방침을 정했다. 관건은 나머지 125억5000만원을 어떻게 처리하느냐다. 이 돈을 다 내라고 한다면 히어로즈 구단 재정상, 치명타일 수 있다. 유상증자는 이 전 대표에게 경영권 방어 목적이자 구단 운영자금이다. 이 전 대표로선 이 돈이 벌금으로 나가는 것은 상상하지 않았을 것이다. KBO는 특별조사위원회와 상벌위의 판단에 따르겠다는 생각이다. 여론의 질타를 최소화하되, 히어로즈 측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의 징계 사이에 고민이 따를 듯하다. 이 3단계를 넘기는 것이 이장석 체제가 유지되는 전제에서 히어로즈 정상화의 최소조건이라 할 수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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