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항시 대기’ 삼성 김대우 “불규칙한 등판 간격? 그것도 내게는 기회다”

입력 2019-06-0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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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김대우.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희소성은 정통 언더핸드 투수가 가진 장점 가운데 하나다. 땅에 닿을듯 말듯한 높이에서 던지는 공은 오버핸드 투수들의 그것과 견줘 생소한 게 사실이다.

삼성 라이온즈 김대우(31)도 정통 언더핸드 투수다. 전면드래프트로 진행된 2011시즌 신인지명회의 9라운드(전체 67번)의 낮은 순번으로 키움 히어로즈의 지명을 받았고, 3일까지 1군에서 통산 218경기에 등판했다. 2016시즌을 앞두고 채태인(현 롯데 자이언츠)과 1대1 맞트레이드를 통해 삼성 유니폼으로 갈아입는 등 여러 변화를 겪으면서도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시속 150㎞가 넘는 강속구 대신 시각적인 효과를 앞세워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능력도 한층 향상했다.

시련도 있었다. 2017~2018시즌은 악몽과도 같았다. 1군과 2군을 오가며 2년간 33경기 등판이 전부였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개막 엔트리에 진입한 뒤 꾸준히 1군에서 버티며 17경기 2승1패1홀드, 평균자책점 5.02를 기록 중이다.

성적에 드러나지 않는 가치는 또 있다. 선발투수가 예상치 못한 부상 등의 변수로 일찍 교체되는 상황에서도 묵묵히 마운드에 오르는 것이다. 불규칙한 등판 간격에도 불구하고 늘 자기 몫을 하고 내려오는 김대우에 대한 벤치의 믿음은 상당하다. “그것 또한 내 보직이라고 생각한다. 급박한 상황에 빨리 몸을 풀기 위해 스트레칭도 하고 그만큼 몸을 많이 움직인다. 언제 마운드에 오르든 상황에 대한 불만이 아닌 내가 던질 수 있는 기회이자 상황이라는 생각뿐이다.” 김대우의 목소리는 확신에 차있었다.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강조했다. 부진을 겪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원동력도 그것이다. 김대우는 “조금씩이라도 믿고 내보내주시는 감독님과 코치님들께 감사하다. 그 믿음과 기대에 부응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행복할 것 같다”며 “끝까지 긍정적인 마인드와 좋은 몸 상태, 멘탈(정신력)로 한 시즌을 끝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덧붙여 “어디서든 흔들리지 않고 내게 주어진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 지금보다 더 잘해야 계속 1군에 붙어 있을 수 있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대구|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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