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륜 등급 조정 이후 추입형 강급자들이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고전하며 이변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선발급 ‘추입형 강자’ 이흥주 등 고전
한때 특선급 류재민 우수급 입상 실패
추입형 강급자들 전법상에 한계 봉착
벨로드롬이 혼전의 연속이다. 2019년도 하반기 경륜 등급 조정 이후, 한 수 위의 기량을 발휘할 것으로 예측됐던 강급자들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이며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승부거리가 짧은 추입형 강급자들이 이변의 빌미를 제공하는 경주들이 많고, 자력형 강급자들도 기존 강자들과의 맞대결에서 밀리면서 이변을 촉발하고 있다.
● 선발급은 추입형 강급자들의 무덤
선발급에서는 추입형 강급자들의 고전이 두드러지게 보인다. 7기 이흥주는 20일 토요일 선발급 5경주에 출전해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됐지만, 기습에 나선 유승우를 넘지 못하며 쌍복승 484.5배의 희생양이 됐다. 이날 이흥주의 가장 큰 패착은 유승우가 아닌 김성용의 뒤를 선택했다는 점이다. 선행력이 엇비슷한 두 선수 중 한 선수를 인정하고 또 다른 선행형은 후방에 세우며 안전장치를 마련했어야 했다. 하지만 연대 세력인 노성현을 챙기는 데 급급한 나머지 유승우의 선행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며 무너졌다.
7월 6일 토요일 부산 1경주 출전했던 10기 신익희도 기존 선행형을 넘어서지 못하며 착외로 밀렸다. 이날 신익희는 선발급 선행형 강자인 김기동을 활용하며 우승을 노렸지만 박종승의 견제로 인해 착외하며 쌍복승 153.4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공교롭게도 이흥주와 신익희 모두 추입형 선수들로 전법적인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 강급자 고전 속에 혼전 경주 늘어
특선급에서 간간이 입상권 진입에 성공하며 2진급으로 활약했던 류재민은 우수급에서는 입상 보증수표나 다름없다는 평가였다. 19일 열린 금요일 11경주에 출전한 류재민은 여유 있는 시속을 바탕으로 젖히기 완승이 기대됐다. 하지만 기습 선행에 나선 김원호와 이를 활용해 추입 승부에 나서며 우승을 차지한 정상민을 넘지 못했다. 특히 강급 이후 부산 경기에 출전해 3연승을 달리며 조기 승급 1순위로 꼽혔던 터라 류재민의 입상 실패는 적지 않은 실망감을 안겼다. 쌍승 202.0배, 쌍복승 1156.3배의 원인이 됐다.
추입형 강급자 7기 이유진도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5일 부산 우수급 11경주에 출전해 강력한 입상 후보로 거론됐지만 전라권 연대인 백동호와 최지윤의 협공에 맥없이 무너졌다. 쌍승 163.9배와 쌍복승 323.6배가 발생하는 데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경륜왕’의 설경석 예상팀장은 “추입형 강급자들은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는 전법 상의 한계가 있어 출전할 시 항상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또한 “잦은 비와 폭염으로 인해 평소보다 훈련량이 부족한 자력형 강자들이 선두 공략에 실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강자들의 훈련량과 컨디션 파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불안한 요소를 안고 있는 강자들이 출전할 경우에는 이변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