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검X박소담, 팬과 ‘최애’→친구로
“경쟁하지 않는 것을 좋은 성품이라고
속였다. 이제 후련하다”
박보검이 꿈과 현실 사이, 인생의 결정적 터닝포인트를 맞았다.“경쟁하지 않는 것을 좋은 성품이라고
속였다. 이제 후련하다”
이날 방송에서는 친구 사이로 한 걸음 가까워진 사혜준(박보검 분), 안정하(박소담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여기에 마지막 보루라고 생각했던 오디션의 쓴맛을 본 사혜준이 현실을 직시하고 군입대를 결심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사혜준과 안정하의 관계변화가 설렘을 유발했다. 홀로 감정을 추스르던 안정하 앞에 깜짝 등장한 사혜준. ‘최애’에게 ‘덕밍아웃’을 하게 될 위기에 처한 안정하는 얼결에 원해효(변우석 분)의 팬이라고 둘러댔다. 사혜준은 상처받았을 안정하의 마음을 그 누구보다 이해하기에 그를 찾아 나섰던 것. “너 아까 되게 억울했지? 하지도 않았는데, 했다고 오해받았잖아”라는 그의 위로에 안정하는 ‘왜 자신이 사혜준을 좋아하는지’ 다시금 깨달았다. 이날을 계기로 두 사람은 친구가 됐고, 기념으로 저녁을 함께하기로 했다. 하지만 안정하는 현실을 선택했다. 꿈같은 시간 대신, 계획했던 메이크업 버스킹을 가기로 한 것. 의아해하는 사혜준에게 안정하는 “생활이 망가지잖아. 내 일상이 단단해야 누군가를 안정되게 지지할 수 있잖아”라며 다부진 소신을 밝혔다. 그렇게 두 청춘은 또 다른 내일을 약속하며 헤어졌다.
사혜준은 화기애애한 가족들을 보며 진짜 집안의 천덕꾸러기가 된 느낌을 받았다. 가뜩이나 힘들고 서러운데 잔소리 폭탄을 쏟아내려는 아빠(박수영 분)에게 “오늘은 그만 넘어가 주세요”라고 했지만, “너는 네 한 몸만 건사하면 되는 데 뭐가 그렇게 괴롭냐?”라는 냉정한 말이 되돌아올 뿐이었다. 오디션에 떨어졌다는 말에 ‘군대 가면 되겠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아빠와 형(이재원 분)의 반응은 그야말로 사혜준에게 큰 상처였다. 모두가 잠든 시간 홀로 나온 사혜준은 현실을 직시하기로 했다. “내가 하고 싶은 걸 해서 갖게 되는 꿈을 꿨었다. 나한테 허락되지 않는 것을 나도 거절한다”는 그의 씁쓸한 독백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안정하에게도 변화가 생겼다. 이유 없이 괴롭히는 진주 디자이너에게 지지만은 않겠다고 결심한 것. 꼬투리를 잡는 것도 모자라, 패션쇼 날 자신만 빼고 원해효와 밥 먹으러 갔냐고 묻는 그에게 “사람들 앞에서 망신 주신 분이 하실 말씀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일갈했다. 안정하를 찾아온 사혜준도 힘을 보탰다. 원해효와 함께하는 화보 촬영에 안정하를 초대한 것. 원해효 팬이라는 안정하 말을 믿은 사혜준은 안정하가 ‘네 팬’이라며 원해효에게 사실을 알려버리기도 했다. 의도치 않게 꼬여버린 상황에 당황한 안정하. 오히려 원해효는 부담스러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런 원해효를 향해 안정하는 “나 네 팬 아니야. 혜준이 팬이야”라 고백하며 비밀을 지켜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안정하의 심장을 내려앉게 만든 사건은 따로 있었다. 머리카락을 잘라 달라며 안정하를 찾아온 사혜준이 군대 간다고 폭탄 선언한 것. 마음을 정리하고, 인생의 결정적 터닝 포인트를 마주한 사혜준의 내일이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증을 고조시켰다.
누구보다 자신의 힘으로 일어서고자 했던 사혜준이기에, 눈물을 삼키며 현실을 직시하는 모습은 뭉클한 공감을 안겼다. 마지막 보루라고 했던 영화 오디션에서 떨어진 뒤, 사혜준은 군대를 기점으로 꿈을 접기로 했다. “설명할 수 없지만, 안에서 뭔가가 치미는 그거 그게 뭔지 알았다”며 친구 원해효와 비교당할 때마다 느꼈던 감정을 정의, 자신의 자리를 되돌아보던 사혜준.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멋지다. 비교하며 경쟁하지 않는 걸 좋은 성품이라고 속였다. 이제 후련하다”라는 담담한 내레이션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깊게 파고들었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청춘의 성장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공감을 더했다. “자기 힘으로 일어서야 그걸 지킬 수 있는 거야”라며 한 발치 떨어져 자식을 응원하는 한애숙(하희라 분)과 자신이 가진 것을 동원해 아들의 미래를 설계하는 김이영(신애라 분). 그리고 “첫 단추 잘못 끼우면 망하는 거 평생이야”라며 아들 걱정에 잔소리 폭군이 된 아빠 사영남까지 폭넓은 공감을 불어넣으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