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추신수. 스포츠동아DB
부정적 의미가 아니다. 기량은 물론 몸을 만드는 자세, 경기를 준비하는 태도는 KBO리그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빅리그 스타’ 그대로인데 마인드는 겸손함 그 자체다. 팀에 합류한 지 한 달, 추신수(39·SSG 랜더스)는 수년간 KBO리그에서 뛴 선수처럼 낯가림 없이 겸손하게 팀에 녹아들었다.
추신수는 13일까지 8경기에서 타율 0.185, 1홈런, 2타점으로 다소 더딘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물론 어디까지나 예상이 가능했던 대목이다. 추신수는 2월말 SSG와 계약했고, 3월 중순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지침대로 자가격리를 소화했다.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 된다는 부담감 속에 몸을 만드는 것이 예년에 비해 더뎠다. 김원형 SSG 감독도 개막을 앞두고 “10경기 정도는 더 필요할 듯하다”고 내다본 바 있다.
하지만 기량 외적인 부분에선 이미 적응을 끝마쳤다는 판단이다. 14일 인천 NC 다이노스전에 앞서 김 감독은 “후배들이 정말 잘 따른다. 매일 일찍 출근해 자기 루틴대로 똑같이 훈련한다. 또 선수들에게 좋은 이야기도 자주 하는 걸로 알고 있다. 모범적인 생활을 하니까 후배들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옆에서 보고 있으면 정말 친근하다. 전날(13일)에도 ‘너는 메이저리그에 있던 선수 같지가 않고, 여기 계속 있던 것 같다’고 했다. 정말 겸손하다. 시간이 지나면 바뀌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 느낌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추신수 정도의 커리어를 지닌 선수라면 기량은 언젠가 올라올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선 클럽하우스 적응이 더 시급한 일일지 모른다. 추신수는 팀 적응을 이미 마쳤다.
인천|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