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헤드퍼스트 슬라이딩’ KT 일깨운 베테랑 유한준의 마법

입력 2021-10-24 17: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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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KT 위즈 경기가 열렸다. KT 유한준. 수원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24일 키움 히어로즈와 홈경기를 앞둔 KT 위즈의 팀 분위기는 무거웠다. 선두 수성의 분수령이었던 22, 2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와 2연전에서 모두 져 6월 25일부터 지켜온 1위 자리를 삼성에 내준 채 홈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한국시리즈 직행을 노리는 KT로선 치명적 결과였다. 더욱이 시즌 막판 달갑지 않은 5연패였다. 포스트시즌까지 좋은 흐름을 유지해야 했던 KT이기에 반드시 이 흐름을 끊어야 했다.

이강철 KT 감독 역시 경기 전부터 이런 점을 강조했다. 이 감독은 “반등이 되는 경기가 빨리 나와야 한다. 순위야 어떻게 끝나든, 우리는 포스트시즌을 해야 하는 팀이다. 그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려면 정규시즌 마무리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대 고비에서 만난 상대가 또다시 난적이었다. 5위 경쟁을 치열하게 이어가고 있는 키움은 에이스 에릭 요키시를 앞세워 KT를 압박했다. 이 감독도 “우리가 최근 계속 (상대팀) 1·2선발만 만난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쉽지 않은 승부처에서 KT에는 돌파구를 열어줄 누군가가 필요했다.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것 역시 시급했다.

이날 키움전에선 이 역할을 베테랑 타자 유한준(40)이 100% 이상 해냈다. 4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한 그는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압권은 단연 2회말 첫 타석에서 때린 2루타였다.

0-1로 뒤진 2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유한준은 요키시를 상대로 우익수 오른쪽으로 향하는 안타를 만들었다. 타구가 빨라 유한준의 주력으로는 2루를 노리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과감한 주루플레이와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2루타를 만들어내며 단숨에 득점권에 자리 잡았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유한준은 다시 한번 투혼을 발휘했다. 1사 후 타석에 들어선 장성우가 짧은 좌전안타를 쳤을 때 2루에서 빠르게 홈까지 파로 들었다. 이번에도 득점을 장담하기 쉽지 않았으나, 유한준은 또다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시도해 간발의 차로 세이프 판정을 받아냈다. 동점을 이루는 천금같은 득점이었다. 2회말 2-1 역전의 도화선이었다.

베테랑의 투지에 자극받은 KT 타선은 이날 폭발했다. 유한준이 3회말 희생플라이로 타점까지 올린 데 이어 강백호가 5타수 4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장단 17안타를 퍼부은 KT는 키움을 7-1로 꺾고 5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수원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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