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를 만나다] “그래미?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

입력 2021-11-29 09:39: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방탄소년단이 29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LA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LA’ 공연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그룹 방탄소년단이 2년 만에 오른 오프라인 무대에서 팬들의 함성에 “이게 꿈이 아닌가. 또 하나의 기적을 이뤘다”며 가슴 벅한 소감을 밝혔다.

방탄소년단은 29일 오전 7시(한국시각·현지시각 오후 2시)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펼치는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LA’ 공연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을 비롯해 해외 취재진과 만났다.

이들은 전날 첫 무대를 열고 4만7000여 팬들과 만났다.

멤버들은 “2년 만에 대면 콘서트를 할 수 있어서 너무 기뻤다”며 “2년이라는 시간은 우리에게 당연한 삶이 그렇지 않게 돼 무척 슬프고 힘들었다. (그 보상으로)우리에게도, 아미들에게도, 행복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슈가는 “공연을 하면서도 ‘이건 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며 “8년 전 데뷔 때도 그렇고, 4년 전 미국에서 데뷔하게 된 시점부터 항상 이런 일들이 있었다. 어느 일 하나 쉽게 이뤄진 게 없었지만, 우린 그런 장벽을 항상 노력으로 넘었던 것 같다”고 돌이켰다.

방탄소년단은 2019년 10월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연 ‘러브 유어셀프:스피크 유어셀프 더 파이널’을 끝내고 지난해 초부터 새로운 월드투어를 계획했다. 하지만 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펜데믹)으로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고, 감염병은 2년 동안 이들을 장벽처럼 가로막았다.

팬데믹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이 시행되면서 방탄소년단은 케이팝 그룹 가운데 가장 먼저 월드투어를 시작했다.

또 하나의 장벽을 넘은 것이다.

리도 RM은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면서 “팬들과 이렇게 다시 만나 감동이다.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에서 상을 받고, 그래미에 노미네이트되고. 우리에게는 큰 의미가 있다. 한국가수로서 정체성이나 보이지 않는 벽이 있는데 작은 순간들이 모여서 오늘의 기적을 이뤄낸 것 같다”고 말했다.

멤버들은 이번 콘서트를 계기로 “더 많은 곳에서 아미(팬덤)를 만날 계획”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한국 콘서트도 예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이홉은 “9월 UN총회 방문 이후 이렇게 LA에 또 오니 이제야 실감이 난다”며 “우리가 한 세대의 목소리가 되어서 대변을 하게 된다는 게 낯간지럽기도 하지만, 책임감도 점점 따른다. 그게 방탄소년단이 가진 음악의 힘이 아닌가 한다. 이번 콘서트에서 그걸 유감없이 다 보여주자고 한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다음은 이날 기자간담회 일문일답.

사진제공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글로벌 그룹으로서 많은 무대에 서왔다. 오랜만의 공연이라 긴장했나? 아니면 바로 적응이 됐나.

뷔: “(대면)공연을 한 지 2년이 지났다. 무대에 올라가기 전 대기실에서 멤버들이 모여 팬들을 보면 ‘울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를 했다. 다행히 울지는 않았다. 오랜만에 공연을 하게 돼서 긴장을 하지 않으려고 정말 연습을 많이 했다.”


-어제 첫 공연을 끝내고 느꼈던 감정은? 이후 라이브방송으로 팬들과 소통을 하면서 다른 장르에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올해가 가기 전에 준비하고 있는 앨범이라도 있나.

지민: “첫 공연이 끝나고 정말 아쉬운 감정이 많았다. 사실 팬들을 만날 날만 기다려왔다. 준비하면서 무서웠던 게, 생각했던 거보다 2년이라는 시간이 길게 느껴졌다. 만났을 때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어떤 말에 어떤 제스처를 해야 할지, 어떤 감정을 전달해야 할지 걱정이 많았다. 걱정이 너무 많아서 아쉬움만 많더라. 오늘은 마음 편히 즐길 수 있도록 할 거다.”

뷔: “제 음악스타일과 방탄소년단의 음악스타일은 같으면서도 다르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듣고 있는 스타일이 재즈와 블루스 스타일이다. 그런 음악 위주로 최근에 작업하고 있는데 너무 어렵더라. 도전을 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하면 더 어렵다. 언젠가 마음을 먹고 그룹과 결이 다른 제 음악을 선보이도록 하겠다.”(뷔)

제이홉: “장르 구분을 짓지 않고 계속 작업하고 있다. 나온다고 하면 (그런 거는)믹스테이프에 담으려고 한다. 올해 안에 뭔가 나온다는 확신은 서지 않는다.”(제이홉)

사진제공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최근 AMA 무대에서도 공연했다.

정국: “시상식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실감을 전혀 못하고 있었다. 저희가 항상 이야기하는 건, 그런 자리에 가면 아미의 함성이 큰 힘이 된다는 점이다. 또 콘서트에도 도움이 됐던 것 같다. 콘서트에서나 시상식에서나 우리가 받아들이면 아미의 함성의 가치는 너무 똑같고 크다. 덕분에 우리는 정말 설렌다. 그리고 우리가 설 수 있다.”

방탄소년단은 2017년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트로피를 받고 ‘스킷:망설임과 두려움’(2017년 발표한 ‘러브 유어셀프 승 허’ 실물 앨범에만 수록)을 선보였다. ‘우리 올라가고 있는 건가? 내려갈 때는 얼마나?’라는 가사를 통해 정상에 우뚝 선 심정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최근 AMA에서 대상을 받고 그래미 어워즈에서 2년 연속 후보에 오르며 4년째 ‘화양연화’를 이어오고 있다.


-당시와 비교해 망설임과 두려움은 이제 없나.

슈가: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다.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두려움이나 망설임이 공존한다. 달라진 건 ‘왜 그때는 즐기지 못했을까’는 후회가 없다는 거다. 이제는 막상 즐기지 못하는 상황이 되니 순간을 즐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AMA에서 대상을 받고 나서 진심으로 기뻤다. 대면으로 팬을 만날 수 있어서 기뻤고, 대상을 받아서 기뻤다. 그렇게 되다보니 즐기게 됐다.


-2020년부터 세계적으로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와 증오가 일고 있다. 방탄소년단이 노래를 통해 전하는 메시지와 긍정적인 영향력이 이를 약화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RM: “아시아인으로서 정말 책임감을 느낀다. 물론 우리가 해외에서 태어나거나 자라지는 않았지만, 외국에서 활동하며 정말 많은 장벽을 느꼈다. 장벽에 대해 설명하기도 힘든 것 같다. 명확하게 보이는 것도 있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도 있다. 우리가 걸어왔던 길을 생각해보면 음악과 삶이 외국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있다면 기쁘고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아시아인들에 대한 혐오에 대해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도록 우리가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목소리를 낼 거고, 우리가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 정말 좋겠다.”

사진제공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2년 연속 그래미 후보에 올랐다.

슈가: “얼떨떨하다. 어릴 적부터 시상식을 보면서 자라왔다. 한편으로는 설레기도 하고 기대도 된다. 수상까지는 당연히 쉽지 않다. 노미네이트되는 것도, 시상자가 되는 것도 쉽지 않다. 뛰어넘을 장벽이 있다는 것, 도전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뿐이다. 다만, 아직 받지 못한 상이 그래미다. 다른 상을 받아도 기쁘지 않다는 게 아니다. 아직 못 받은 상이 있으니까 받고 싶다는 거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속담이 있다. 이제 두 번 밖에 안 찍었다. 안 되면 여덟 번 더 찍어야지.”

뷔: “열 번 더 찍으면 진 형 나이가 마흔이 넘는다.”


-2017년 미국에서 데뷔할 때만 해도 이런 성공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 이후로 많은 성공을 이뤘다.

제이홉: “성공에 대한 기준을 많이 두지 않으려고 한다. 기준에 맞추려 하면 어떤 것에 다다르려고 굉장히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나 피로해지더라. 기준을 잡지 않고 내 삶과 내 기분에 만족해서 살아가다보면 많은 결과물이 나오는 거다. 평정심을 유지하고 나를 만들어가는 거 같다.”(제이홉)

LA(미국) |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