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구여제’ 김연경(가운데)의 은퇴 예고에 다음 시즌부터 V리그의 수준과 인기 하락을 우려하는 시선이 많다. ‘포스트 김연경’ 시대를 이끌 스타의 등장이 절실한 가운데, 김연경은 향후 V리그를 이끌 스타로 한국도로공사 김세빈(왼쪽)과 흥국생명 정윤주를 지목했다. 사진제공|KOVO
‘배구여제’ 김연경(37·흥국생명)의 은퇴 예고는 한국배구를 뒤흔든 소식이었다. 한국배구가 낳은 역대 최고 스타인 그는 팀 성적을 넘어 V리그의 흥행을 이끈 아이콘이다. 이 때문에 김연경의 은퇴 이후 V리그의 수준과 인기 하락을 우려하는 시선이 많다.
‘포스트 김연경’ 시대에도 V리그가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새로운 스타가 등장해야 한다. 김연경도 2022~2023시즌 국내로 복귀한 뒤 ‘향후 V리그를 이끌 스타를 지목해달라’는 질문을 수시로 받았다. 그만큼 배구계는 새 얼굴의 등장에 목이 마르다.
김연경은 미들블로커(센터) 김세빈(20·한국도로공사)과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정윤주(22·흥국생명)에게 기대를 건다. 그는 “2021년 2020도쿄올림픽에서 룸메이트였던 표승주(33·정관장)가 가장 눈에 띄는 후배지만, 향후 V리그를 이끌 스타로 지목하기엔 나이가 좀 있다. 젊은 선수 중에선 김세빈과 정윤주가 인상적”이라며 웃었다.
김연경이 김세빈과 정윤주를 지목한 이유는 잠재력이다. 그동안 “남자부 허수봉(27·현대캐피탈)과 프로야구 김도영(22·KIA 타이거즈) 등 다른 종목에선 리그 최고 스타로 거듭난 젊은 선수들이 많다. 여자배구에서도 영건들이 선배들의 아성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그에게 김세빈과 정윤주의 최근 퍼포먼스는 충분히 인상 깊었다.
지난 시즌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자인 김세빈은 데뷔와 동시에 도로공사의 주전 미들블로커 자리를 꿰찼다. 지난 시즌 신인왕을 차지한 그는 2년차 징크스 없이 올 시즌에도 순항하고 있다. 장신(187㎝)과 블로킹 감각을 앞세워 지난 시즌과 올 시즌 각각 세트당 블로킹 0.596개(5위), 0.739개(4위)를 마크하고 있다. 비시즌 기흉 수술을 받은 여파를 딛고 V리그 정상급 미들블로커로 우뚝 섰다.
정윤주의 성장세 역시 인상적이다. 2021~2022시즌 신인드래프트 당시 흥국생명에 2라운드 3순위로 지명받은 그는 데뷔 시즌 30경기 80세트에 출전하며 적지 않은 기회를 받았지만, 이후 웜업존을 지키는 시간이 길었다. 그러나 올 시즌 29경기 102세트 동안 351점(11위·국내 4위), 공격 성공률 37.77%(8위·국내 2위), 세트당 서브 0.284개(6위·국내 1위)를 올리며 국내 정상급 공격수로 거듭났다.
후배들의 성장에 김연경은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그는 “김세빈은 지난 시즌부터 유독 눈에 띄었고, 정윤주 역시 올 시즌 성장세가 뚜렷하다”며 “좋은 선수가 되려면 배구를 진지하게 대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해외리그에 진출하려면 외국어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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