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무대, 꿈의 경기에서 인상적 활약 황희찬 “더 싸우고 더 증명하고파” [현장 인터뷰]

입력 2023-01-01 12: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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윙포드·전방 공격수·2선까지 전천후 활약
새 사령탑 부임 후 2경기 연속 선발 중용
‘황소’ 황희찬(27·울버햄턴)이 ‘꿈의 무대’, ‘꿈의 경기’에서 인상적 퍼포먼스를 펼쳤다.

황희찬은 12월 31일(한국시간)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2022~202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8라운드 홈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하며 훌렌 로페테기 신임 감독 체제에서 비상을 예고했다.

울버햄턴은 잘 싸우고도 후반 31분 마커스 래시포드에게 결승골을 내주고 0-1로 져 승점 13(3승4무10패)으로 강등권 탈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황희찬은 팀 공격진 가운데 유일하게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피치를 누비며 좋은 인상을 남겼다. 최근 울버햄턴이 브라질국가대표 마테우스 쿠냐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에서 임대 영입해 스쿼드 조정에 나선 터라, 더욱 긍정적 상황 전개로 볼 수도 있다.

황희찬은 이날 경기를 크게 기다렸다. K리그1(1부) 전북 현대에서 테크니컬 디렉터로 활동하는 박지성이 맨유 유니폼을 입고 EPL 무대를 누비던 모습을 보며 성장한 그에게는 마치 꿈처럼 달콤한 시간이었다. 경기 후 황희찬은 “(박지성의) 맨유 경기를 보면서 자랐다. 난 이곳(EPL)에 놀러오지 않았다. 정말 잘하고 싶었고, 더 많은 걸 증명하고 싶었다”며 “경기력이 좋았고, 찬스도 있었으나, 지치고 압박이 풀려 실점한 후반전은 조금 아쉽다”고 밝혔다.

황희찬은 로페테기 감독이 부임한 뒤 치른 17라운드 에버턴전(2-1 승)에 이어 리그 2경기 연속 선발로 출전했다. 다만 팀 전체가 수비에 치중하느라 기회가 적었던 탓에 공격 포인트를 올리진 못했다. 올 시즌 리그 13경기를 포함해 16경기 연속 침묵이다.


그럼에도 황희찬은 한 점 후회가 없다. 정말 사력을 다했다. 오른쪽 윙 포워드에서 출발해 전방 공격수로 변신한 뒤 다시 2선 측면으로 이동한 그는 깊숙한 수비가담으로도 벤치를 흐뭇하게 했다. “수비적인 면에선 뭔가를 더 할 수 없을 정도로, 다리에 쥐가 날 만큼 정말 열심히 했다”고 말한 그는 “포지션에 따른 차이와 (찾아오는) 패스 빈도는 아쉬우나 여러 포지션을 뛴다는 건 행복한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고무적인 사실은 신임 사령탑과 궁합이다. 로페테기 감독은 선수단 식사자리에서도 먼저 다가와 전술을 주제로 대화를 나눌 정도로 다재다능한 황희찬을 신뢰한다. 맨유전을 앞두고도 그랬다. 자연스레 코칭스태프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황희찬은 “연말연시에 컨디션 관리가 쉽지 않고 조금 외롭긴 해도 내가 꿈꿨던 무대에서 뛰고 있다. 이곳에서 축구를 하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더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싸우며 이기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울버햄턴(영국)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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